"평소 30분정도 거리인데, 사고로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아, 지각이네요"

14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신길역 부근에서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근시간대에 일어난 사고로 상·하향 열차 운행이 정지·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용산행 급행 전동열차가 영등포역을 출발해 신길역으로 향하던 중 궤도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1호선 열차 운행이 일부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급행 전동열차는 경인선 구로~용산 구간에서 양방향 운행이 중단됐으며 일반 전동열차는 운행 중이나 지연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경부선 급행·일반 전동열차도 사고 여파로 지연 운행 중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4일 오전 열차 탈선 사고가 벌어진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인근 철로에서 한국철도 관계자들이 선로 복구 및 탈선 열차 이송 준비 작업을 펼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총 10량의 열차 중 2량이 궤도를 이탈했고, 원인은 복구를 한 다음에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탈선한 2량은 아직 선로에 남아있는 상황이고, 8량은 기지로 보냈다. 복구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 탈선사고에 출근길 대혼란… 시민들 "지각, 지각, 지각"
현재 코레일은 탈선한 차량을 기중기로 들어서 선로 위에 다시 올려놓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탈선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100여명은 인솔자를 따라 사고 직후 선로를 통해 신길역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사고로 인해 상·하행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근길 승객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찾느라 역마다 혼란이 빚어졌다.

신길역에는 "열차 탈선으로 타는곳 3번의 운행이 중지됐으니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울렸다. 신길역 고객지원실에는 열차 지연 확인서를 발급 받으려는 승객들의 줄이 한때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일부 승객은 전철을 포기하고 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하기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역사 계단 등에 사람들이 몰리자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휴대폰으로 관련 기사를 찾아보거나 회사에 열차 지연으로 늦는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부천에서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송모(27)씨는 20여분을 기다려 오전 8시 31분쯤 용산행 특급열차를 탔지만 열차 탈선 사고 관계로 결국 구로역에서 내려 다시 완행 열차로 갈아 탔다. 송씨는 "평소보다 지연돼서 열차 안에는 사람이 콩시루마냥 꽉 차있어서 불쾌했는데 사람이 많아 또 탈선될까봐 두려웠다"며 "구로역에서 완행으로 다시 갈아탈때 신도림까지 가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결국 직장에도 늦었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8시 50분쯤 서울 구로구 구로역에서 신길역 열차 탈선 사고 관계로 용산행 특급열차에서 내린 시민들이 완행열차로 환승하기 위해 역사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역사 계단에 사람들이 몰리자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직장인 A씨는 "지하철로는 못 올 것 같아서 택시를 탔다"며 "시청에 있는 회사까지 도착해보니 평소보다 30분 지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계단과 역에 다닥다닥 몰리면서 마스크를 더 밀착해 썼다"며 "코로나 사태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 좀 민감하다"고 했다.

부천에 사는 직장인 B씨는 "사고가 나서 버스 타고 돌아돌아 회사에 도착했는데, 지각을 했다"며 "벌써부터 퇴근길이 너무 걱정된다. 1호선 말곤 집 갈 방법이 없는데, 오늘 안에 집에 도착할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 코레일 "현재 복구 중"... 잇따른 1호선 사고
SNS에서도 1호선 탈선사고와 지각 사태에 대해 불만 글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1호선으로 출근 1년째인데 너무 힘들다" "열차가 너무 지연돼서 지각했다" "1호선은 사고 나면 서울까지 나가야만 2호선 탈 수 있어 불편하다" "인명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코레일은 오전 9시를 넘긴 현재 일부구간 운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급행열차는 사고 직후 양방향 운행이 멈췄지만, 현재 경인선 동인천~구로 구간과 경부선 전 구간에서 지연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일반열차는 계속 운행 중이지만 마찬가지로 시간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지점에서 2~3분 지연이 발생하면 그 여파는 역이 멀어질수록 배로 늘어난다"며 "지연이 심해지면 중간에 승객들을 하차시키고 뒤 열차에 태우는 방식으로 조정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14일 오전 6시 28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와 신길역 사이 구간에서 탈선사고가 일어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당시 탈선된 전동차에서 내려 철로를 걷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코레일 측은 상황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복구작업을 마친 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지하철 1호선에서는 고장과 사고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2월 14일 오전 2시 40분쯤 서울 구로역에서 선로 보수작업을 하던 정비 차량 한 대가 궤도를 이탈했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멈춰 이용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코레일이 즉시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오전 7시가 넘어서야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지난 1월 8일 오전 8시쯤에는 인천에서 신도림 방면 열차가 연착되는 문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