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베이직’이 10일 자정까지의 운행을 끝으로 운영을 중단하는 가운데, 타다 운영사인 VCNC 박재욱 대표가 일자리를 잃는 타다 드라이버들을 대상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혐의’로 기소된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2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대표는 10일 드라이버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사전 공지대로) 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한다. 드라이버들에게 더 이상 베이직 차량 배차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과 그동안 타다를 사랑해주신 이용자들을 위해 최소한 한 달은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한 달 동안 여러분(드라이버)들이 새로운 형태로 일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았지만 역부족"이라고 털어놓았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달 초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 직후 베이직 서비스를 이날까지 약 한 달간만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타다 금지법 통과로 새로운 투자는 모두 막혔고, 그동안 감당해 온 적자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드라이버 여러분의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타다 금지법을 막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자 한계"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거리에서 ‘타다’ 차량이 달리고 있는 모습.

지난달 6일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쏘카·VCNC는 타다 베이직 중단을 선언했다. 타다는 앞으로 △프리미엄(고급 택시면허 보유 기사 운행) △에어(공항 이동) △프라이빗(시간 대절) 서비스만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중단으로 일자리를 잃은 타다 드라이버들은 전날 이재웅 쏘카 전 대표와 박 대표를 파견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다음은 박재욱 VCNC 대표의 입장문 전문.

드라이버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사전에 말씀드린 대로 오는 4월 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합니다. 면목 없습니다만, 드라이버님들께 더 이상 타다 베이직 차량의 배차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타다는 법령에 따른 서비스였고, 사법부에서 무죄를 판결한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타다 금지법을 강행했고, 국회는 총선을 앞두고 택시 표를 의식해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타다 금지법 통과는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이후 저와 타다의 모든 팀은 하루하루 이를 악물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님들과 그동안 타다를 사랑해주신 이용자분들을 위해 최소한 한 달은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 한 달 동안 여러분들이 새로운 형태로 일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온 생각과 힘을 다 쏟았습니다만,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도 역부족입니다. 타다 금지법 통과로 새로운 투자는 모두 막혔고, 그동안 감당해온 적자까지 겹쳐 VCNC는 최악의 상황에 몰렸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첩첩산중에 새로운 길을 낼 방도가 없습니다. 선거를 앞둔 국회의 판단이 한 회사의 미래를 빼앗고, 드라이버님들의 귀중한 일자리를 빼앗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합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많은 이용자 분들께서도 아쉬움을 전해주셨습니다. "늦게 퇴근할 때 최고로 편하고 안전한 이동수단이었다", "부모님 배웅할 때 최고의 선택이었다", "아이와 함께 안심하고 탔던 유일한 차량이었다". 이 모두는 최고의 드라이버님들이 계셔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드라이버 여러분의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타다 금지법을 막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고, 합법을 불법으로 만드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저의 한계입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