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KT⋅LG유플러스 게임 별도 설치 않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 경쟁

클라우드 게임 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맞아 무료 공세를 펼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별도 설치 없이 서버에서 스트리밍(중계)해 즐기는 차세대 게이밍 방식이다. 게임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알맞은 취미로 주목받는 가운데, 성장 중인 클라우드 게임 업계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최근 자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무료화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별도 설치가 필요 없다. 또 최신 PC나 거치형 게임기가 없어도 초고속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다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구글 스태디아 홈페이지 캡처

구글은 지난 8일(현지 시각)부터 두달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구글 스태디아(Stadia)’를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는 기존에는 월 9.99달러를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었다. 이용자는 두달간 ‘AAA급’으로 불리는 대작 게임을 별도 다운로드나 구매 없이 인터넷 연결만으로 즐길 수 있다. 앞서 구글은 스태디아가 정식 서비스 중인 국가의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 같은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필 해리슨(Phil Harrison) 구글 스태디아 부사장은 "게임이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면서도 친구·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2달간 무료 제공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글 스태디아는 아직 한국에선 서비스하지 않는다. 국내에선 이동 통신사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임이 소개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에는 초고속 인터넷 연결이 필수고, 한국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국가다. 국내 통신사들은 5G의 핵심 콘텐츠로 클라우드 게임을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KT는 지난 7일 5G 스트리밍게임 무료 서비스 대상을 LTE 사용자로 확대했다. KT는 지난 3월부터 스트리밍게임 서비스를 공개 시범 테스트 중이다. KT 관계자는 "공개 시범 테스트 이후로 이용자 일 평균 게임 시간이 40% 늘고, 주간 방문자도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용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한 피로를 잊고 여가를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를 독점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모든 자사 5G 이용자가 지포스나우를 무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던 지난 3월 지포스나우 이용자는 지난 1월보다 140% 늘었다. 같은 기간 월간 총 이용 시간도 130% 증가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클라우드’를 시범 서비스 중이다. 현재 제공하는 게임은 85종으로,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이용해볼 수 있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9월 서울 SKT타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사업자들이 코로나19 맞이 무료 마케팅에 열중하는 배경엔 불확실한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전망이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편리한 이용 방식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동시에 5G급 초고속 접속으로도 이용이 불안정해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받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서버에서 모든 연산을 처리하고, 화면을 그대로 받아온다는 점 때문에 인풋랙(Input lag·입출력 지연)이 심해 격렬한 액션 게임을 즐기기엔 역부족"이라며 "클라우드 게임 업체들이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이용자 층을 넓히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는 2023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를 최소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서 최대 51억달러(약 6조1500억원)로 추정했다. 5G 확산 수준에 따라 시장 전망이 36억달러(약 4조3500억원)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뉴주는 "클라우드 게임의 성공은 5G 네트워크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며 "5G 확산이 지연되면 클라우드 게임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