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정을 받은 승조원이 400명을 넘어섰다고 9일(현지 시각) CNN이 보도했다.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군함에서는 밀집 생활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감염이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핵항모가 강력한 미 해군력의 상징이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력 공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4800여명의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전날까지 97%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4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286명에서 하루 사이 100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양성 판정을 받은 승조원 중 1명은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이 승조원은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뒤 격리돼 있다가 이날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으며 괌의 해군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3170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1000명 이상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항모에서 잇따라 감염사례가 발생하면서 미 군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앞서 일본과 미 워싱턴주 퓨젓사운드에서 각각 정비 작업 중인 미국의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와 칼빈슨호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루스벨트호가 특별한 사례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종류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