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MS에만 "접속 지연 명확한 사유 해명하라" 요구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9일 시작된 ‘온라인 개학’ 관련 국내 기업인 네이버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대결에서 네이버가 판정승을 거뒀다. 앞서 두 기업이 양분해 국내 온라인 수업의 클라우드 운영을 맡기로 하며 각 업체들이 쏟아지는 접속량을 소화해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이날 MS가 맡은 EBS 온라인클래스는 시스템 오류로 수업에 차질을 빚은 반면 네이버가 맡은 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는 별다른 장애 없이 원격 수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접속 지연 현상을 나타냈다. 많은 교사,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고, EBS는 "잠시 후 다시 이용해 달라. 지연되는 동안 자기주도 학습을 해 달라"는 안내를 약 30분가량 홈페이지에 내걸었다.

EBS는 "서버 문제와 상관 없는 일시적 오류"라고 했지만 클라우드 업계에선 "NAS(네트워크저장장치)나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 등 클라우드 운영을 뒷받침하는 기술이 미비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e학습터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동시접속자 수가 11만여명에 달했지만 플랫폼 자체에서 발생한 장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처럼 지역별로 트래픽이 몰리면 데이터 송수신이 늦어질 수 있다"며 "클라우드 문제가 아닌 개인 인터넷 망 문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네이버 클라우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MS와 함께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인 SKB(SK브로드밴드) 측에 이날 발생한 접속 지연에 대한 명확한 사유를 해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로드 속도가 느려진 현상과 관련해서도 설명할 것과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조치사항을 MS에 이날 오후 4시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e학습터는 KERIS와 네이버를 중심으로 베스핀글로벌,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기업들이 연합군처럼 뭉쳐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클라우드의 빠른 확장성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