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확인은 어떤 방식으로?" "시험·수행평가는 어떻게?"
온라인 개학 D-1…궁금증 Q&A로 풀어보니

"사이트에도 잘 안 들어가지고 영상 클릭도 안되고…불안해 죽겠어요."
"대학 입학을 앞둔 고3인데 당장 시험과 학생부는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돼요."

전례 없는 초·중·고교 온라인 개학을 앞둔 지난 7일,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고3 담임 A(30)씨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이 이날 오전 9시부터 도내 초·중·고교 1118곳을 대상으로 ‘e-학습터’ 로그인 등 원격수업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인터넷 연결이 끊어지거나 강의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등 벌써부터 삐걱대기 시작한 탓이다.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사와 학생들이 한번에 몰리면서, 한 학생은 원격수업 사이트 접속에 1시간 넘게 걸리는 일도 발생했다. 고등학생 사이에선 당장 대학 입시에 반영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걱정도 잇따랐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일부터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원격 수업을 실시한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가이드라인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 개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일선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선 여전히 원격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조선비즈는 8일 출석에서 수업방식, 평가, 학생부 기재까지 교육 현장에서 궁금해 할 점을 Q&A로 풀어봤다.

코로나 여파로 교육부가 내달 9일부터 고3·중3 학생들을 시작으로 단계적 원격수업을 토대로 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지난달 31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전례없는 원격 수업…3가지 유형 혼합해서 진행
원격 수업 종류는 어떻게 되나?
학생들이 받는 원격 수업에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웹캠을 이용,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화상 수업으로 진행한다. 줌, 구글, 카카오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되, 각 학교별 재량에 맡긴다.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은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학생이 교사가 부여한 자기주도학습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교사에게 확인 받거나 피드백을 받는 수업이다.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각 학교별로 두 가지 이상의 유형을 혼합해, 원격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대 600만명까지 EBS 등에 동시 접속할 수도 있는데, 모두 수용 가능한가?
지난 5일까지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 각각 300만명 수용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확충해,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고 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기관과 통신 3사, 클라우드 포털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교육망을 사전 점검하기도 했다. TF는 장애가 발생할 경우,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EBS 인프라에 대해서는 온라인 개학 전에 모의훈련(동시접속 과부하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스마트 기기가 없거나 인터넷이 지원이 필요한 가정은 어떻게?
교육청과 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데스크탑과 노트북,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대여해주고 있다. 오는 9일까지 고3, 중3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대여해 줄 방침이다. 잔여 기기는 다자녀 가구, 조손가정, 한부모, 다문화 가정 학생 등 학교장이 판단해 필요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인터넷도 지원 받을 수 있다. 가정 내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에는 읍면동 주민센터나 교육부 원클릭 신청 시스템 등을 통해 ‘교육정보화 교육비’를 신청해 인터넷 통신비를 제공받을 수 있다. 월 1만9250원가량 지원된다. 또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오는 9일부터 5월말까지 EBS 교육사이트를 이용할 때 요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별도의 신청 절차도 필요하지 않다.

조선DB

―초등 1~2학년 등 저학년이 온라인 수업에 집중할 수 있나?
초등학교 1~2학년은 오는 20일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다만 아이들이 교사나 부모 없이 컴퓨터 앞에서 40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고려해, EBS 방송과 가정학습 자료 위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 출석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사전에 개설해둔 온라인 학급방에서 연락을 취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인정된다.

또한 지난 6일부터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EBS 방송을 ‘EBS 2TV’에서 방영 중이다. 국어, 수학 등 교과 관련 방송 외에 ‘미술 탐험대’ 등 체험활동 프로그램까지 방영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는 개학 전에 아이들이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꾸러미’를 가정으로 배송할 예정이다. 학습꾸러미에는 한글 따라 쓰기, 숫자 쓰기 등 가정학습 자료가 들어있다.

―실습 수업이 많은 직업계고는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나?
'기간집중이수제'를 통해 특성화·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 학생들의 수업 결손을 줄일 계획이다. 기간집중이수제란 학교가 학기 중 특정 과목을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수업할 수 있도록 별도의 시간표를 편성, 운영하는 제도다.

원격 수업 기간에는 온라인을 통해 이론 부분 등을 우선적으로 배우고, 이후 등교수업이 정상화되면 실습수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끔 한다.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갈뫼중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출석과 원격수업 테스트를 하고 있다.

◇'출결·지필·수행평가·학생부·수능'…학생 평가는 어떻게
―출결 확인은 어떻게 처리하나?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화상 수업을 할 경우, 교사는 플랫폼 화면과 실시간 댓글 등을 활용해 출결을 기록하면 된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은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통해 학습 시작일, 진도율, 학습시간 등을 기준으로 출석을 확인한다. 과제 수행 중심 수업도 과제 제출 여부를 기준으로 출석을 확인한다.

원칙적으로 출결 확인은 매일, 매교시(차시)마다 실시해야 한다. 교과 담당 교사가 학생의 출석 여부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다만 불가피할 경우 7일 이내 수업에 참여했다는 사후 출석 증빙자료가 확인되면 출석 처리가 가능하다.

이렇게 교과 담당 교사가 기록한 출결 내용을 바탕으로 담임 교사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직접 학생들의 출결 기록을 입력하면 된다.

―몸이 안 좋거나 인터넷 연결 상태가 안 좋을 경우 출석 확인을 어떻게 하나?
기본적으로 불가피하게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내주는 교과별 대체 학습 프로그램을 수행하면 된다. 학습자료 또는 과제가 제시된다. 이후 등교가 정상화되면 학부모 학습 확인서 등과 함께 과제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만약 코로나 확진 등 건강상 이유로 원격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 입원치료 또는 격리 통지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이 인정된다. 이외 질병으로 인한 결석은 등교 후 기한(5일 또는 학교장이 정한 기간) 내 증빙서류 제출시 ‘질병 결석’ 처리가 가능하다.

접속 불량 등의 사유로 실시간 출석 확인이 불가한 경우도 있다. 이러면 메신저나 유선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교사와 소통해 출석을 증명하면 된다.

원격 수업 내용도 학생부에 기재되나?
학생부에는 교사가 학생을 관찰‧평가한 내용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원격수업 중이라도 교사가 직접 학생의 학습 수행 과정과 결과를 관찰할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학생부에 내용을 기재할 수 있다. 단 학교는 이 과정에서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행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나?
수행평가 역시 마찬가지로 교사가 학생의 수행 과정과 결과를 직접 관찰‧확인할 수 있는 경우 평가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서 이뤄지는 토의‧토론이나 화상 발표, 학생이 수행해 제출한 생활 체조 영상이나 리코더 연주 영상 등이 수행평가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학생 자신이 과제물을 직접 수행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과제는 직접 평가하거나 학생부에 기재해선 안된다. 에세이나 독후감, 발표자료(PPT) 등 학생이 직접 했는지, 부모가 개입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과제가 그 예다.

원격 수업 방식으로 수행평가가 전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과제물을 수행하는 학생의 모습을 직접 관찰‧확인할 수 있는 등교개학 이후에나 평가가 가능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을 앞둔 7일 오후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중간·기말고사 등 지필평가는 어떻게?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중간·기말고사는 등교가 시행된 후 실시할 방침이다. 출제 범위는 원격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원격수업 기간 중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고사는?
올해 첫 수능 모의고사인 3월 학력평가는 4월 24일로 연기됐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만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시험 당일 수험생들은 학교에 나와 시험을 치르게 된다. 만약 등교를 원하지 않는 경우 대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출석을 인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 4월 학력평가는 오는 5월 12일 화요일로 연기됐다. 6월 수능 모의평가는 6월 18일 목요일, 9월 모의평가는 9월 16일 수요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등교개학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향후 코로나 환자 확산 추이, 학교의 방역 상황,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해 교육부가 등교개학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후 상황에 따라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수도 있고, 일부 학교에 한해 등교수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만약 원격 수업이 장기화돼 정상적인 학생 평가가 어려워질 경우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