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모두 위축돼 경기 침체 불가피…재정 여력 비축해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3%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싱크탱크인 한경연은 8일 발표한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정부가 코로나 사태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장기간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경제 여건의 부실화와 사실상 마비 상태인 생산·소비활동, 대외적으로는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이미 본격화된 경기 침체 흐름을 전환하기는 역부족"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우리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3.2%로 크게 떨어지고 하반기에도 -1.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설비투자(-18.7%)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 침체와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투자는 공사차질과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에 기인해 감소폭이 -13.5%에 이를 것으로 봤다.

위기 때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실질수출 역시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의 동반 하락으로 세계교역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명목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 활동이 위축되며 민간소비 역시 3.7% 감소할 전망이다.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과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 역시 민간소비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는 코로나 감염자 재확산,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락,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대량 실업 발생 가능성이,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성장률 하락, 반도체 단가 상승폭 제한, 글로벌밸류체인(GVC) 약화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보다 0.1%포인트 낮은 0.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심한 경기 침체에 따른 낮은 수요 압력, 서비스 업황 부진, 가계부채와 고령화 등 구조적 원인이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년에 비해 90억달러 줄어든 51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상반기 중 우리 경제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역시 극심한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경제 정책은 국가 재정을 일시에 소진하기보다 하반기 이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는 장기 침체에 대비해 재정여력을 일정 정도 비축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