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동시간 6.7% 감소…주48시간 근로자 1.95억명 실직" 전망
아시아·태평양, 고위험군·자영업 등 비(非)공식 부문 비중 높아 '충격'

2분기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1억2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예상되는 전세계 해고 인원의 약 64%에 해당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저숙련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아시아 태평양에 특히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노동기구가 2분기에 전세계에서 1억950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7일(현지시각)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에 따른 노동시간 분석 보고서에서 각국의 고용데이터를 활용해 2분기 전세계적으로 노동시간이 6.7%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근로자 수로 환산하면 주 48시간을 일하는 정규직 근로자 1억950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볼 수 있다.

ILO는 지난달 18일 보고서 에선 2500만명이 실직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불과 3주 만에 수치를 대폭 상향 조정 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 감염자 수가 6배로 늘었고 4만7600명이 사망했다"며 "많은 국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강화 하며 시행한 도시 봉쇄, 여행 제한, 학교 폐쇄 등의 조치가 근로자와 기업에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동시장 충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설 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노동자와 기업은 재앙에 직면해 있다"며 "빠르고 결단력 있는 긴급 대책이 생사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억2500명이 일자리를 잃고, 미국에서 2400만명, 아프리카에서 1900만명, 유럽에서 1200만명이 실직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자리 감소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큰 건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 속해 있는데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고용 안정성이 낮은 자영업자 등 비(非)공식 부문에 소속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ILO에 따르면 코로나로 생산량 급감이 예상되는 고위험군은 소매업, 자동차 수리업, 제조업, 부동산업, 숙박 및 레스토랑으로 전체 노동 인구의 38%인 12억5000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위험군 업종이 각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43.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유럽과 중앙아시아(42.1%), 아시아 태평양(37.9%), 아랍(33.2%), 아프리카(26.4%)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태평양은 비(非)공식 경제 분야에 근무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공식 경제란 근로 계약에 의해 충분히 보장 받지 못하는 근로자나 직업군으로 자영업자, 가사노동자, 노점상 등이 있다. 이들의 생산활동은 국내총생산(GDP)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공식 경제 근로자는 전체 비(非)농업 분야 근로자의 59.2%를 차지했다. 아프리카(71.9%)와 아랍(63.9%)보단 낮지만 미국(36.1%)과 유럽·중앙아시아(20.9%) 보다는 높다. 인도의 경우 근로자 90%가 비공식 경제와 관련해 일하고 있다.

ILO는 "확장적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통해 경제 활동을 활성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공식 경제 비중이 높은 국가는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도시 봉쇄로 인한 충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등 집중적인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