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대첩' 황교안 낙관하는 김종인
金 "난 여론조사 안본다…쫓아가는 사람 편해"
이낙연 53%·황교안 27.5% 격차 벌어져
불안한 黃 다독이고 유권자에 자신감 불어넣는 전략
"어차피 선거는 흐름…막판 상승세 누가 타느냐 관건"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대표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에 뒤지는 것에 대해 "뒤집을 수 있다가 아니라 당연히 뒤집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초장에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으나 10%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며 "이 정도면 황 대표의 당선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되겠냐 생각들 하겠지만 나는 (황 대표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8일이면 충분히 뒤집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론조사는 안본다. 선거 초반에 나타나는 여론조사를 가지고서 이러쿵저러쿵 하지를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에 합류한 직후 지난달 29일 황 대표의 선거사무실을 찾았을 때도 "1950년 2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선거판을 돌아다녔다. 다니다 보면 대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감이 잡힌다"며 "선거는 앞서가는 사람보다 쫓아가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나는 여론조사 안본다"고는 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가 이 위원장에 20%이상 크게 뒤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일보가 지난 5~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종로와 동작을 유권자 1005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이 위원장은이 53%를 얻어 황 대표(27.5%)를 25.5%포인트 앞섰다.
김 위원장이 황 대표 선거 승리에 자신감을 표출하는 것은 '선거는 심리전'이라는 전략적인 측면이 크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쫓아가는 사람이 편하다고는 하지만 막상 쫓아가는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황 대표의 불안을 다독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추세는 볼 필요가 있다. 황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 등 실언이 쏟아진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5~6일)를 제외하고 최근 한 달 동안 황 대표와 이 위원장의 여론조사 격차는 줄어들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TV조선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위원장과 황 대표의 지지율 격차는 13.3%포인트였다. 이는 지난 1월28~30일 SBS 여론조사 때 황 대표 지지율(26.0%)과 이 위원장(53.2%) 지지율 격차(27.2%포인트)의 절반 수준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통합당 정책연구원 여의도연구원은 두 후보간 격차가 한자리 수까지 좁혀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대 총선 종로 선거에서는 직전 여론조사와 뒤집힌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총선을 16일 앞두고 실시한 KBS와 연합뉴스⋅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2016년 3월 20일)에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세균 후보(28.5%)를 12.9% 앞섰다. 실제 투표결과는 정 후보(52.6%)가 오 후보 (39.7%)를 크게 이겼다.
지난 2006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에는 여론조사에서 상대방 후보에 36% 뒤졌던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 조순형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한 사례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48% 대 12%였다"며 "내가 그 당시에 선대위원장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조 후보가 12%였는데, 2주 만에 만회해서 결국 당선이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