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상점들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일일 경제생산량(daily output)이 코로나 확산 전보다 약 29%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대공황 당시 생산량 감소에 버금가며, 피해 규모는 9.11테러 사태 당시보다 3배 이상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각) 경제분석업체 무디스 애널리틱스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 3월 29일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텅 빈 뉴욕 맨해튼 5번가를 걷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코로나로 이동 제한 및 식당 등 비필수 경제활동의 금지를 선언한 주는 미국 전체 주의 약 80%에 해당하는 41곳이다. 그 여파로 상점들이 문을 닫기 전인 3월 첫째 주와 비교할 때 일일 경제생산량의 약 29%가 줄어들었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1929∼1933년 대공황 때 미국의 연간 생산량 감소 폭은 26% 수준이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사태로 이동제한령이 취해진 지난 3주 동안 미 경제가 입은 타격은 약 3500억달러(약 430조원)로 평가했다. 잔디는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 불과 며칠 만에 미국 경제에서 현재 달러 시세로 약 1110억달러 규모가 사라진 것과 비교하면 약 3배 이상의 피해 규모라고 설명했다.

잔디는 만약 2개월 이상 이런 상황을 지속한다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으로 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국가들이 여름 이전에 다시 국경을 열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럴 경우 미국 2분기 GDP가 연율로 약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무디스의 이번 분석으로 국가 경제가 일부 도심 지역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와 뉴욕 카운티(맨해튼), 일리노이주의 쿡카운티 등 단 3개 지역에서의 일일 생산량 감소가 미국 전체 일일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LA는 상점 폐쇄로 일일 생산량이 35%, 맨해튼과 쿡 카운티는 각각 25%와 3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