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부터 6개월간 부서별 1~3개월 순환 휴직 실시
회사채 차환발행 등 지원 요구에 정부 "자구책 마련해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전체 노선의 90% 이상을 감편·운휴한 대한항공이 국내외 직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 본봉의 7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만간 향후 6개월 동안 전 직원이 순환 휴직에 돌입하는 자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일반노조와 조종사 노조를 만나 긴급노사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협의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에서 실시하는 고강도 자구책의 일환"이라며 "최종 협의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4월 중순부터 시작 예정인 순환 휴직은 6개월 동안 전 직원이 부서 상황에 따라 1~3개월씩 돌아가며 쉬는 방식이다. 휴업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 혹은 통상임금의 70% 내외를 지급받게 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 등 주채권 은행에 회사채 차환발행 등 금융 지원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항공사에 대한 금융 지원에 대해 "리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항공산업의 특성상 금융지원과 함께 경영개선, 자본확충 등의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구책 마련을 강조했다.

은 위원장의 주문은 사실상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가 무언가를 내놓으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직원 대상 구조조정을 자구책으로 제시하는 한진칼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내 상환해야 하는 채무가 4조3500억원에 달하는 대한항공은 경영난을 만회하기 위해 각종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외국인 조종사 387명을 대상으로 6월 30일까지 3개월간 의무적으로 무급휴가를 가도록 했다. 또 지난달 중순부터 전체 승무원에게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당초 대한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간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노사 협의에 따라 유급 순환 휴직을 하되 휴직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