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안 그래도 힘든데 힘 없는 다수에 피해 줘"
민주당·與비례당 "수수료율 과도…특별법 제정"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것에 여권이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4일 "독과점 횡포가 시작되는 것 같다. 무엇인가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5일 "배달의 민족 수수료율이 과도하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오른쪽) 의원과 더불어시민당 이동주 비례대표 후보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 관련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공동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배민 수수료 개편 관련 뉴스를 전하며 "독과점 배달앱의 횡포를 억제하고 합리적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썼다. 이 지사는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힘 좀 가졌다고 힘없는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며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 되겠느냐"며 "기득권자들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 약자들을 보호해서 실질적으로 공정한 경쟁 질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인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4월 총선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거래와 배민 수수료율이 과도하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며 "온라인 몰과 중소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해 중소유통상인보호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내용을 담겠다"고 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1일부터 배달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는 '정률제(定率制)'를 도입했다. 기존엔 매출 규모와 없이 일정 금액을 냈지만, 정률제가 적용되면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다. 배민 측은 소규모 자영업자일수록 요금제 개편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자영업자들은 수수료 부담이 더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요금제에서 배민에 내는 비용이 줄어들려면 월 매출이 155만원 이하여야 한다. 수수료 인상은 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기존 국내 배달시장은 배민이 점유율 55.7%로 1위였고, DH가 운영하는 요기요(33.5%), 배달통(10.8%)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DH가 배민 인수를 결정하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을 사실상 한 회사가 독점하게 됐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사옥.

한편 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이날 △복합쇼핑몰과 지역 상권 상생 △지역·상권별 적정 임대수수료율 책정 △중소유통상인 보호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 의원은 지역·상권별 적정 임대수수료 책정과 관련해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5% 임대료 상한을 적용받게 되는데, 지역·상권 고려 없이 일률적이란 비판이 존재한다"며 "일률적인 임대료 상한제보다 지역별 상권상황에 맞게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대료 상한제의 범위에서 적정한 임대 수수료를 책정하도록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