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기저질환자, 고혈압>당뇨>치매>호흡기 순
평균 3개 기저질환 앓다가 사망… 65세 이상 86%
사망자수 세계 16위… 3월초 이후 지속 상승 치명률 1.73%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 수가 3일 0시 기준 1만 62명으로 늘면서 한국이 전세계에서 15번째로 코로나 확진자수 1만명이 넘는 국가가 됐다. 사망자수는 174명으로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이 16번째로 많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사망자는 174명으로 늘면서 치명률은 1.73%를 기록했다. 3월말 기준 이탈리아(11%) 중국(4%)보다는 낮지만 독일(1%) 이스라엘(0.35%) 등 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국내 코로나 치명률은 3월 1일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 2월 2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정문에서 방문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망자를 지역별로 보면 대구121명, 경북 42명, 경기 6명, 부산 3명, 울산 1명, 강원 1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사망자 유형을 중간 분석하는 차원에서 2일 0시 기준 사망자 169명을 토대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의 60.4%가 집단발생 사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교회 관련이 21명(12.4%)이고, 청도대남병원 9명(5.3%), 요양병원 35명(20.7%), 기타 의료기관 17명(10.1%), 요양원 14명(8.3%), 기타 사회복지시설 6명(3.6%)으로 파악됐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35세부터 98세까지로 평균 77.4세였다. 65세 이상이 146명으로 86.4%였다. 치명률은 1.69%가 평균이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상승했다. 30대 0.10%, 40대 0.15%, 50대 0.59%, 60대 1.83%, 70대 7.09%, 80대 이상 18.76%로 파악됐다.

국내 코로나 사망자 수 추이

사망자의 대부분은 기저질환이 있었다. 이 가운데 고혈압이 66%로 가장 많았고, 당뇨(44%), 치매(33%), 호흡기계 질환(30%), 심장질환(23.6%) 순으로 나타났다. 한 명의 사망자는 평균 3개의 기저질환을 앓았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치명률이 높은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중국역학저널에 실린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유행병학적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10.5%), 당뇨병(7.3%), 고혈압(6.0%), 만성호흡기질환(6.3%), 암(5.6%) 순으로 평소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사망률 사이의 관계를 면역력 저하로 해석한다.

하지만 기저질환 중 고혈압은 비교적 면역력과 관련이 적다. 통계상 고혈압 환자가 사망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합병증 등의 가능성을 의심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가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고 있고 다른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도 면역력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합병증 발병률이 높아지고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망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은 약을 먹으면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자체가 코로나19를 악화시키는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에 취약하기 때문에 면역이 많이 떨어지는 당뇨환자,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장기이식환자 등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