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4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종식 수순을 밟거나 혹은 3만명대로 누적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인공지능(AI) 예측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인도, 이란 등지의 컴퓨터공학, 감염학 전문가들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각)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 중국의 경우 4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종식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 결과나 나왔다.

AI 분석기법을 바탕으로 한 ARIMA 모델로 본 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예상. 중국과 한국이 4월에 큰 갈림길에 놓일 것으로 예측됐음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AI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한 자동회귀통합이동평균모델(ARIMA)을 사용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ARIMA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동평균, 계절성 등의 변수를 찾아내고 미래을 예측하기 위해 역사적 자료의 시차(lag)와 추이(shift)를 사용한 모델로, 강력하고 유연한 예측이 가능한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3월 26일을 기점으로 4월30일까지 누적 확진자수가 급하강하거나 급상승 국면에 들어가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나 유럽 등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국가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결과다. 사실상 4월이 코로나19 종식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최악의 경우 확진자수가 오는 4월 30일에 최대 3만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한국과 비슷한 추이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완치자 제외)는 4월을 기점으로 5만명 아래로 하락하거나 반대로 25만명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중국의 누적 확진자는 8만 1554명이지만 완치 등으로 현재 치료중인 누적 확진자는 2004명에 그쳤다.

특히 최근 중국이 그동안 감염자수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가 4만3000명에 달한다는 홍콩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의 코로나19 발병지가 된 미국의 경우 확산일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 모델은 미국 내에서 4월말에 최대 150만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대책이 효과를 거둬 확진자수를 최소한으로 줄인다고 해도 확진자가 5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탈리의 경우 이달 누적확진자가 20만명에서 40만명 수준에 달할 전망이며 스페인은 40만명에서 80만명, 프랑스는 10만명에서 20만명 수준의 확진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은 미국,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에서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초기에 대규모로 발병한 한국, 중국의 경우 안정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4월 중순 이후 세계 코로나19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측을 기반으로 하면 이같은 기하급수적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보건 관료들은 급진적인 개입 정책을 펼쳐야 한다. 병원 진료 단계에서도 시급한 감염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