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이 새로 선임한 변호사에게 잘못을 반성하고 처벌도 각오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윤의 김호제(38·사법연수원39기) 변호사는 31일 조씨 소환 조사 입회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나오면서 "접견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결과적으로 불법 음란물을 유통한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 선임은 가족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변호사는 "조씨 아버지께서 간곡하게 부탁하시고 변호인 선임에 곤란을 겪고 계신다고 해서 돕게 됐다"며 "재판에 넘겨지면 국선이 맡을 수도 있지만 가족이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씨를 찾아가 30여분쯤 접견했다. 조씨는 큰 죄를 지은 만큼 처벌을 각오한다는 입장으로, 다만 공범들의 관여 여부 등에 대한 본인 입장은 아직 변호인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범죄수익 규모 역시 알려진 것과 달리 1억원 안팎 수준으로, 달리 사용한 적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조씨는)접견 때 침착하고 반성하는 태도로 아는대로 진술했다"면서 신뢰관계가 깨지지 않는 이상 변호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앞선 변호인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범죄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임한 것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변호인에 따르면 조씨는 "성장 환경이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돈을 벌려한 것"이라며 경제적인 이유를 주된 범행 동기로 꼽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접견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고 한다.

조씨는 변호인 참여 없이 이뤄진 지난 26, 27, 30일 세 차례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경찰이 송치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12개 혐의 모두를 수긍하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절대적으로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은 본인에게서 확인한 적 없다"고 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구치소에서 불려와 홀로 오전 조사를 받았고, 2시 5분쯤 재개된 오후 조사부터 변호인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