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 국면에 빠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내 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328만건으로 전주(28만1000건) 대비 10배 넘게 폭증한 가운데 2주 연속 ‘실업대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30일(현지 시각) 이코노미스트들 분석 결과 이번주에도 350만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우한 코로나 여파에 직격탄을 맞아 이전 기록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로, 지난 신청 수보다 조금 증가한 것이다.

다음주 실업수당 신청 수에 대해 픽텟자산운용의 토마스 코스터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650만건을 전망하기도 했다. 골드먼삭스그룹은 525만건, 시티그룹이 400만건 예측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웰스파고의 샘 불라드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해고 노동자는 물론 압도적인 수요로 인해 이전에 파악되지 않은 신청들을 모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회원들이 지난 29일(현지 시각) 뉴욕 센트럴 파크에 인공호흡기를 갖춘 우한 코로나 야전병원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는 4월에는 실업률 관련 수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발표되는 수치들이 우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미국에 확산된 후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일자리 보고서는 우한 코로나 위기 여파에 경제 상황이 ‘올스탑’되면서 발생하는 노동 탈퇴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며 "노동 시장 악화를 알 수 있는 더 중요한 정보는 주간 실업수당 신청, 즉 최초 실업자들에 대한 수치"라고 했다.

잇따른 미국의 주(州)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자택 대피 행정명령’을 주간 실업수당 신청 급증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13일부터 100만건의 실업수당 신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도 지난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이전보다 두 배가 넘는 4만5000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실업대란’에 대한 공포는 관련 웹사이트를 다운시키고 전화 상담을 막는 등 미국사회에 만연한 실정이다. 뉴욕주 노동부는 주민들 성(姓)의 첫 글자를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신청하도록 요청했다. 홈페이지에는 "많은 접속으로 인해 시스템은 느리지만 모든 뉴욕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안내문이 적혀있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한 코로나 대응을 위한 2조2천억 달러(약 2천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우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마련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했다. 다음달 12일 부활절까지 미국의 경제활동 등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가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트럼프는 "전쟁에서 이기기도 전에 승리를 선언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