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는 면세점 34.3%, 백화점 21.3% 등 감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달 내수 경기가 일제히 얼어붙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쇼핑과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항공, 여행과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생산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로 감소했고, 소매판매 등 소비지표도 구제역이 유행했던 2011년 2월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식당.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비스업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래 역대 최대로 감소한 것이다. 금융·보험(2.1%) 등이 늘었지만, 숙박·음식점업(-18.1%)과 운수·창고(-9.1%), 예술·스포츠·여가(-27.2%) 등은 감소했다.

코로나 감염 공포로 소비,여가와 여행 등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내수 관련 지표는 극도로 부진했다. 이달 서비스업 생산을 업종별로 보면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숙박업(-32.6%), 음식점업(-15.9%), 항공업(-33.1%) 등이 전월 대비 크게 부진했다. 여행사 및 기타 여행보조 서비스업(-45.6%)은 1월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학원 휴업 등 여파로 교육(-3.0%)도 감소했다. 예술·스포츠·여가(-27.2%)도 대폭 감소했다.

대면접촉 기피 등 영향으로 도소매(-3.6%)도 부진했다. 도매업(-1.0%)은 자동차판매업(-18.0%)과 생활용품 도매업(-8.3) 등이 부진했다. 소매업(-14.7%)의 경우 섬유, 의복, 신발 및 가전제품 소매업(-23.3%)이 큰 폭으로 줄었다. 도소매업 재고도 자동차 및 부품판매업은 줄었으나 소매업, 도매업에서 늘어 전월대비 2.2% 증가했다.

서비스업 업황 뿐만 아니라 소매판매 등 소비지표도 얼어붙었다. 소매판매는 외출감소 등의 영향으로 6.0% 감소했다. 이는 구제역이 유행한 2011년 2월 이래 가장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특히 준내구재(-17.7%)에서 감소폭이 컸다. 신발,가방(32.2%)이 큰 폭으로 줄었고 의복(22.3%)도 감소했다. 수급문제와 3월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자동차(-22.3%)가 감소해 승용차 등 내구재(-7.5%)도 감소했다. 외출 감소로 화장품 등 비내구재(-0.6%) 판매도 줄었다.

유통 업태별 판매 동향으로 보면 대형 매장의 판매 부진이 심각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34.3%) 소매판매가 지난달에 비해 가장 크게 감소했다. 백화점(-21.3%)과 전문소매점(-9.5%)도 줄었다. 반면, 재택근무 등 실내생활이 늘면서 무점포소매 판매(8.4%)는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3월 이후 내수 경기 악화 등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내수 경기 위축이 일회적인 충격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3월 이후부터 더욱 강화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2월에 나타난 충격은 서막에 불과한 것 같다"면서 "상황이 생각보다 더욱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