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27일로 예정된 한진칼(180640)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조 회장과 반(反)조원태 3자 연합이 주총에서 그룹 경영권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인 가운데, 국민연금이 조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사실상 조 회장이 승기를 잡게 됐다.

이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제8차 위원회를 열고 한진칼, 대한항공(003490),
KT&G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결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기준으로 조원태 회장 측의 지분율은 총 37.49%이고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구성된 반조원태 연합 측은 28.78%다. 이미 조 회장 측이 10%포인트 정도 앞선 상황에서 2.9%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까지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하면서 주총 표대결은 조 회장의 승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수탁위는 한진칼 사내이사 선임 안건 중 조원태, 하은용, 김신배 후보에 대해 찬성 결정을 했다. 일부 위원은 조 후보와 김 후보의 선임에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배경태 후보에 대해서는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 결정을 내렸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 중 김석동, 박영석,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 서윤석 후보에 대해서는 찬성 결정을 했다.

대한항공 주총 안건 중 이사 선임방식을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결정을 했다. 수탁위는 이사 선임방식을 변경하는 데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조명현 후보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기금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 결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