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 건수가 24만건을 밑돌며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는 5건을 밑돌았다. 결혼을 주로 하는 연령층의 인구는 줄고 취업·주거비 부담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혼은 황혼 이혼 등이 증가하며 11만800건으로 전년보다 2% 증가하며 2년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9200건으로 전년(2018년)보다 7.2% 줄었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8년 연속 내리막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최소기록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粗)혼인율은 4.7건을 기록했다. 역시 역대 최저치를 새로 갈아치웠다.

혼인건수 추이.

통계청은 결혼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인 30대 초반의 인구가 전년보다 2.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한 것도 결혼이 줄어든 원인이다.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라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8%를 차지했지만, 2018년에는 48.1%로 19.9%포인트 줄었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22.4%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김진 과장은 "주거비 부담이 지속해서 커지는 상황에 독립된 생계를 전제로 하는 결혼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계속 늘면서 혼인에 따른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도 커진 게 혼인 감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결혼하는 나이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0.6세로 남녀 모두 전년보다 0.2세 올라갔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1.8세, 여자는 1.9세 늦게 결혼했다.

지난해 이혼은 11만800건으로 전년보다 2% 증가하며 2년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2.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늘었다.

이혼 건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황혼 이혼’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혼한 지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3만8400건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황혼 이혼은 전체 이혼의 34.7%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혼인지속 기간이 길수록 이혼이 줄었으나 최근에는 20년 이상과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이 전체의 55.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율은 2018년 17.3%에 이어 지난해 10.5%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이뤄진 혼인 10건 중 1건은 외국인과의 결혼이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지난해 2만3600건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하며 전체 혼인의 9.9%를 차지했다. 한국 남자가 외국 여자와 결혼한 경우는 74.8%, 한국 여자가 외국 남자와 결혼한 경우가 25.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