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는 곳을 규제하면 주변 지역 집값이 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경기도 인천과 수원, 화성 등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이어진다. 가뜩이나 ‘2·20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열기가 쉽게 꺼지지 않는 지역들인데 신규 아파트까지 공급되면서 달아오른 주택시장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에 짓는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 조감도.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수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76%를 기록했다. 수원 권선·영통·장안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이전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20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인천 연수구는 0.77% 상승했고, 오산은 1.95%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주택 수요가 들끓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공급도 이어진다. 집값이 오르는 곳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부동산 시장은 더 활발해지는 경우가 많다. 현대건설은 인천 송도에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의 분양 일정을 13일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송도동 30-2번지에 들어서며 오피스텔 1개 동을 포함한 6개 동, 지하 5층~최고 59층, 아파트 1205가구, 오피스텔 320실 등 총 1525가구로 지어진다.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가는 층수와 주택유형에 따라 6억7560만~7억738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3.3㎡로 환산하면 1987만~2275만원이다. 이는 송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인천시 부평구 백운2구역에도 재개발을 통해 ‘힐스테이트 부평’이 들어선다. 1409가구로 지어지며, 이 중 83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인천은 전매제한과 중도금 대출 보증 등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 2·20 부동산대책을 통해 국토교통부는 조정대상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도 60%에서 50%로 줄이고 전매제한 기간도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로 강화했는데, 인천 전역은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투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배경 중 하나다.

수원에선 GS건설이 영통구 망포동에 영통자이 65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망포동은 ‘힐스테이트 영통’ 등의 신축급 아파트를 필두로 수원에서도 집값이 가장 많이 들썩인 지역 중 하나다. 힐스테이트 영통 전용 84㎡는 이달 5일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GS건설은 4월 화성 반월동에서도 ‘신영통센트럴자이’ 1297가구를 선보인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증시 폭락으로 주택시장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럼에도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데다, 추후 시세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수원 권선구 오목천동에 공급된 ‘쌍용더플래티넘오목천역’은 1순위서 평균 16.64대 1,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는 평균 104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새 아파트에 수요자 몰리면서 기존 주택시장을 더욱 자극할 우려도 있다. 청약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여기서 이탈한 수요자들은 개발 호재가 풍부하거나 입지와 비교하면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고 여기는 주변 구축 아파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아서다.

조윤호 DB금융투자 건설·부동산 담당 연구원은 "견본주택 등 기존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사이버 견본주택, 유튜브 등 온라인마케팅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우려와 달리 청약 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