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와 정부 연구기관이 이달 중으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유전자 백신을 사람에게 임상 시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아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의약 전문 매체 스태트는 11일(현지 시각) "시애틀의 카이저 퍼머넌트 보건연구소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사람에게 시험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18~55세 성인 45명을 모집 중이며 이달 중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해당 백신은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공동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실험동물에게 먼저 접종해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한 다음,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하지만 모더나의 탈 작스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날 "임상시험과 동물실험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동물실험을 건너뛰겠다는 말과 같다. 현재 동물실험에 쓸 실험용 생쥐가 없기 때문이다. 생쥐는 사람과 호흡기 세포 구조가 달라 우한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유전자를 변형해 사람처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생쥐를 개발하고 있지만 보급까지는 수주일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에 대해 베일러의대의 피터 호테즈 교수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반드시 동물실험으로 부작용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백신에 포함된 단백질이 오히려 바이러스 침투를 도와 백신 접종 후 더 심하게 병을 앓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호테즈 교수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백신 개발에서도 동물실험 덕분에 이런 부작용을 미리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백신은 바이러스나 단백질이 아닌 유전자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NI AID도 지난주 우한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일반 생쥐지만 새 유전자 백신을 맞고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과 같은 면역반응이 나와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