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전 세계 웰빙도시 14위에 올랐다. 부자도시 순위에선 상위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11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 프랭크가 발간한 ‘부(富) 보고서 2020’에 따르면, 서울은 ‘도시 웰빙 지수(City Wellbeing Index)’에서 전 세계 14위에 올랐다.

1위는 노르웨이 오슬로다. 이어 스위스 취리히, 핀란드 헬싱키, 오스트리아 빈, 스페인 마드리드 순으로 웰빙 지수가 높았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10위)에 이어 서울이 두 번째다. 세 번째는 홍콩(17위)이다.

지난해 11월 4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도시 웰빙 지수는 올해 최초로 발표됐다. 나이트 프랭크는 "웰빙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개인재산 3000만달러(약 36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UHNWI)들이 어느 도시 주택을 매입할지 의사결정 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들로 자체 지수를 개발했다"고 했다. 녹지와 연중 일조량, 안전도(범죄율),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교통체증, 보건의료, 행복도, 거버넌스(지배구조) 등 8가지 척도가 지수에 반영됐다.

상위 25개 도시를 비교하면, 서울은 보건의료와 안전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워라밸과 행복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의 보건의료 점수는 10점 만점에 9점으로, 만점을 받은 싱가포르와 도쿄에 이어 3위였다. 안전도 점수도 10점 만점에 8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5점으로 22위에 그쳤다. 도쿄(4.6점)와 포르투갈 리스본(3.8점), 홍콩(2.9점)만 서울보다 점수가 낮았다. 워라밸 순위도 24위로 꼴찌 수준이다. 서울은 하루 휴가를 내는 데 162시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문 1위 암스테르담은 57시간이었다.

부 보고서가 매년 발표하는 ‘도시 재력 지수(City Wealth Index)’에서 서울은 올해 상위 20위에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14위였다. 도시 재력 지수는 각 도시의 초고액자산가와 재산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 고액자산가(HNWI)의 현황·성장세를 본다. 또 주택·상업용 부동산 관련 투자유치와 대학·5성급 호텔·고급 레스토랑의 숫자도 척도로 삼는다.

올해 부자도시 1위는 뉴욕, 2위는 런던이다. 지난해에는 런던이 1위, 뉴욕이 2위였다. 매년 두 도시가 1·2위를 다툰다. 올해 부자도시 3위는 파리로 지난해 11위에서 약진했다. 4위는 홍콩, 5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다. 아시아에선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7위), 중국 베이징(8위), 상하이(12위), 일본 도쿄(13위) 순이다.

지난해 상위 20개 도시와 올해를 비교하면, 서울과 독일 베를린·프랑크푸르트·뮌헨, 미국 애틀랜타가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미국 보스턴·댈러스·휴스턴과 러시아 모스크바가 새로 상위권에 진입했다. 서울은 향후 초고액자산가 성장세에서 저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현재 초고액자산가 숫자론 전 세계 13위인데, 성장세 전망에선 140위에 그쳤다.

나이트 프랭크가 세계 100개 도시 고가 주상복합·아파트를 대상으로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글로벌 고급주택가격지수(PIRI)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서울은 7.6% 올라 상승률이 전 세계 4위였다. 1위는 프랑크푸르트로 1년간 10.3% 올랐다. 2위는 리스본(9.6%), 3위는 대만 타이베이(8.9%)였다. 같은 기간 도쿄(31위)는 3%, 베이징(70위)은 0.4% 상승했다. 런던(93위)과 뉴욕(94위)은 각각 2.6%, 3.6%씩 가격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