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노르니켈·포텀,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센터 건립 협약
성일하이텍, 배터리 재활용 사업 선두…GS건설·SK이노베이션도 추진

독일 최대 화학회사 바스프와 세계적인 니켈 생산 업체인 러시아 노릴스크니켈(노르니켈), 핀란드 에너지회사 포텀이 핀란드 서부 하르야발타에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사용 후 교체된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에 남아있는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 핵심 소재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함으로써 전기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서큘러에너지스토리지'에 따르면 2030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사용후 리튬이온배터리 규모는 12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2025년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가 122억달러(약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2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모델S’를 내놓은 지 10년이 되는 2022년을 전후해 전기차에 사용된 대용량 배터리가 대량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소재를 연구하고 있는 바스프 연구원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사용후 배터리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를 그대로 폐기할 경우 환경오염 우려가 큰 데다, 배터리에 남은 자원을 재활용하면 배터리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 능력이 초기 용량의 70% 이하로 감소되면 주행거리가 감소하고 충전 속도가 길어져 전기차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워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사용후 배터리에는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남아 있어 그대로 폐기하면 환경 오염 가능성이 크다.

대신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급증하는 원자재,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를 분해해 코발트, 리튬 등 핵심 물질을 추출하는 ‘재활용(recycling)’ 방식과 남은 전력을 다른 용도로 ‘재사용(reusing)’ 해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로 활용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바스프 등 글로벌 화학 업체는 사용후 배터리에서 핵심 원료를 추출하는 재활용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바스프는 하르야발타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데, 이 센터에서 추출한 소재를 신규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배터리 가격이 비싼 이유는 코발트 등 핵심 원자재의 공급 부족과 높은 가격 때문인데,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국내에서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성일하이텍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성일하이텍은 전기차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 사용된 배터리를 회수해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등을 회수한 뒤 이 소재를 다시 2차 전지 기본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헝가리 등 해외에도 사업장을 갖고 있다.

GS건설과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은 지난해 7월 포항이 배터리 재활용 규제 특구로 지정된 이후 대기업으로는 처음 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건설 사업 부문에서 화공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GEM 역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사용한 배터리에서 소재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