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서울 여의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여의도 내에서 확진자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과 펀드 매니저 등 자산운용사 인력들이 ‘면대면’ 업무를 최대한 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전만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연구원과 운용사 인력들은 기업 탐방을 잇달아 취소하고 IR(기업설명활동) 담당자와 전화로 관련 기업 설명을 듣고 있다. 증권사 연구원과 펀드매니저 등은 생생한 기업 정보를 얻기 위해 기업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IR 담당자를 만나 궁금한 것을 묻고 현장 분위기를 살핀다.

조선DB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 탐방을 가면 회사 관계자들 설명을 듣고 직접 기업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 투자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라면서 "원래 가면 1시간 남짓 돌아보곤 했는데 전화 통화로만 간단히 설명을 듣다 보니 놓치는 부분이 많은 느낌"이라고 했다.

답답하기는 증권사 연구원들도 마찬가지다. 증권사 인력들은 업무상 미팅을 비롯해 펀드 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도 화상회의 또는 컨퍼런스콜(전화)로 대체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통 한 시간정도 펀드 매니저와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전화 통화로 대체되면서 20분 정도로 시간이 줄었다"며 "전화로 핵심만 간단히 전달하고 있어 시간이 절약되긴 하지만 서로 추가적인 정보를 공유하거나 친분을 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세미나 등이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심각한 상황인만큼 전화 등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도 익혀놓을 필요가 있다. 나중에 또 이런 상황이 닥치지 않는다는 법이 없지 않느냐"며 "핵심만 간단히 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여의도에서는 지난달 27일 IFC몰 바로 옆에 건축 중인 한 건설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같은 날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직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IFC몰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