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구글은 인터넷과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는 신개념 의류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의류는 천에 센서를 장착해 옷을 입은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런 데이터를 스마트폰 등에 전송한다. 옷에 달린 센서로 스마트폰 앱을 조작할 수도 있다. 구글의 미래 기술 개발 조직인 '프로젝트 자카드'가 만든 신기술이다. 스포츠 의류 업체 아디다스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와 개발을 함께 했다. 축구 유니폼과 같은 스포츠 의류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운동량은 물론이고 세세한 움직임 정보까지 측정·분석할 수 있다. 이 의류를 입고만 있어도, 올바른 자세로 피트니스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매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 미국의 게임 행사 GDC(게임 개발자 대회), 일본의 IT 전시회 인터롭도쿄, 페이스북의 기술 발표회인 F8, 엔비디아의 개발자 대회 'GTC', 구글의 연례 개발자 대회 '구글 I/O'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주요 기업과 대학의 연구실에서는 스마트폰·자율주행차·5G(5세대 이동통신) 등 혁신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한 코로나에도 혁신 제품은 안 끊겨

중국 화웨이는 지난달 24일 자사 두 번째 폴더블폰인 '메이트Xs'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전작인 메이트X와 비슷하게 접으면 6.6인치, 펼치면 8인치의 폴더블 제품이다.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5G 칩인 기린 990을 탑재했다. 기린 990은 엄청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인공지능(AI) 칩이다. 폴더블과 5G, AI라는 미래 기술을 담은 신작이다. 전 세계는 이 신제품을 유튜브 생중계로 지켜봤다. 당초 유럽 IT전시회인 MWC(모바일월드콩글레스) 때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우한 코로나 감염증 사태로 인해 MWC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일부 기자 앞에서 신작 발표회를 열었고, 이를 온라인으로 중계한 것이다.

우한 코로나로 IT 관련 전시회가 취소되는 와중에도 IT 기업들의 신제품은 계속 나오고 있다. ①구글의 ‘프로젝트 자카드’가 선보인 스마트 의류용 부품. ②미국 인텔이 최근 데이터 처리량을 최대 5배 늘린 5G 기지국용 반도체 ‘아톰 P5900’을 선보였다. ③자율주행차 업체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택시 면허를 취득했다. ④중국 리얼미의 5G 스마트폰인 ‘X50 프로 5G’와 ⑤샤오미의 ‘미10 프로’.

일본 소니는 자사의 첫 5G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1Ⅱ'를 지난달 24일 유튜브로 공개했다. 카메라 기능을 극대화한 신제품이다. 후면에는 쿼드(렌즈가 4개) 카메라를 탑재했다. 눈동자 자동 초점 기능이나 초당 20장 연속 촬영 기능도 포함됐다. 전문가용 DSLR (렌즈 탈부착식 카메라)의 기능이 스마트폰으로 그대로 들어온 것이다. 삼성전자가 100배까지 확대하는 카메라 렌즈를 갤럭시 S20 울트라에 탑재한 것처럼 카메라를 집중 공략한 것이다.

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샤오미·오포 등도 5G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였다. 샤오미는 지난달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5G 스마트폰인 Mi 10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퀄컴의 5G 칩셋 '스냅드래곤 865'과 6.67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중국 오포의 저가형 브랜드인 '리얼미'도 자사의 주력 5G 스마트폰인 'X50 프로 5G'를 지난달 24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5G 기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500달러 수준이다.

반도체·자율차… 테크는 한발씩 진전

미래 기술 개발·투자 경쟁도 치열하다. GM의 자율주행차 자(子)회사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험 면허를 취득했다.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자율주행에서 최소 레벨 4 이상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레벨 4는 핸들과 페달 없이 주행할 수 있지만, 정해진 구역을 오가는 수준을 의미한다. 완전 무인차에 한 단계 더 다가선 것이다.

반도체 분야에선 미국 인텔이 CPU (중앙처리장치)를 넘어 5G 기지국용 반도체 시장 장악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공개한 인텔의 '아톰 P5900'은 5G 기지국에 탑재됐을 때 데이터 처리량을 최대 5배 이상 늘려주는 고성능 반도체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5G망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세계 스마트폰용 칩 시장 1위인 퀄컴도 지난달 25일 5G칩 '스냅드래곤 865'가 전 세계 70여개 5G폰에 탑재된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 865는 전작 대비 속도가 25% 빨라지면서 전력 효율은 25% 더 개선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