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빌 캠벨〈사진〉이란 인물의 장례식에 별 같은 기업인들이 운집했다.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 팀 쿡, 제프 베이조스, 존 도어….

고인은 미식축구 구단 코치였고, 나중에 기업 세계로 옮겨 애플 자회사 클라리스와 소프트웨어 회사 인튜이트 등 몇몇 대기업의 CEO(최고경영자)를 지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코치가 됐는데, 이번엔 스포츠팀이 아니라 기업인들의 코치였다.

그에게 코치받았고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이 '트릴리언(1조) 달러 코치'를 함께 썼다. 에릭 슈밋 구글 전 회장이다. 슈밋은 자신처럼 캠벨에게 많은 것을 배운 80명을 인터뷰해 이 책을 썼다.

캠벨이 리더들에게 남긴 교훈은 단순하다. "일보다 사람이 먼저다. 일에 앞서 신뢰를 먼저 쌓으라. 사람을 아낀다면 그의 일터 밖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라. 관심과 애정은 조직에 기적을 일으킨다."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이다. 많은 리더가 직원 존중을 입에 달고 사니 말이다. 하지만 실천으로 가면 달라진다.

캠벨이 인튜이트 사장 시절 여성 간부가 출장 중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자 캠벨은 전세기를 빌렸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을 거기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캠벨은 모든 만남을 포옹과 인사, 그리고 "주말에 뭐했어?"와 같은 스몰토크로 시작했다. 그는 직원이 신제품을 발표하면 의례적 인사 대신 박수갈채를 보내 격려했다. 그가 참석하는 회의는 파티장이 됐다. 캠벨은 일터를 커뮤니티로 만들었다.

캠벨은 그러나 일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솔직했다. 캠벨이 이 책의 공저자인 구글의 제품 담당 수석 부사장 조너선 로젠버그를 일대일 코칭할 때였다. 테이블에 잡지 기사가 놓여 있었다. IT 업계의 '악당' 톱10을 열거한 기사에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과 함께 로젠버그 이름이 들어있었다. 로젠버그는 웃었지만 캠벨은 웃지 않았다. 캠벨은 말했다. "이게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잖아요. 이걸 당신 어머니가 봤다면 뭐라고 생각했을까요?" 사람들이 그의 독설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은 그것이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캠벨은 '방 안의 코끼리'(누구나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먼저 말하지 않는 문제)를 두고 보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는 당장 그걸 꺼내 중앙에 내놓았다. 미식축구 경기에서 코치가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처럼 그는 가장 어려운 문제부터 해결하려 했다.

캠벨처럼 사교적이지 않은 보통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은 "노력해 보라"고 권한다. 브루스 치젠이 어도비 CEO가 됐을 때 그는 옛 직장 동료 캠벨에게 배운 것을 실천했다. 직원들 이름을 외우고,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면 가벼운 질문을 했다.

책의 한 구절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것 같다. "아무리 바빠도 장미꽃 향기를 맡을 시간을 따로 내라. 그 장미는 바로 당신 직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