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사업이 열대우림을 파괴한다는 논란이 빚어진 지 5년 만에 친환경 선언을 내놨다. 환경보호 등 사회책임투자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해지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일 ‘팜(palm·기름야자) 사업 환경사회(NDPE·No Deforestation, No Peat, No Exploitation) 정책’을 선언했다. NDPE 정책은 산림 파괴, 이탄습지(석탄 이전 단계의 유기물 퇴적층) 파괴, 주민 착취 없이 팜유를 생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13년 세계 최대 팜유 유통 회사 월마가 처음으로 채택했다. 팜 재배 농장이 열대림을 대규모로 파괴한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또 열대우림을 불태우고, 팜을 이식하면서 원주민의 삶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도네시아 팜 농장.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회사로는 처음으로 NDPE 정책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환경 보존과 관리 측면에서 기존 NDPE 정책보다 한 발 더 나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개발한 농장 면적에 상응하는 산림을 보호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이행을 약속했다. 고보존 가치구역, 고탄소·저장지역, 이탄습지 등의 개발을 금지하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도 지속한다.

인권 보호와 존중을 위해 국제기준에 맞춰 지역사회와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선주민 인권 보장에 주력하며 지역 사회의 경제적 자립,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생프로그램을 강화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11년 인도네이사에서 기름야자 농장을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이 사업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연기금이 인도네시아 팜 농장을 비윤리적 투자로 규정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와 모회사인 포스코주식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다. 2018년에는 네덜란드 공적연금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부츠(Boots)도 2018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각국 공적 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에서 친환경사회책임(ESG) 투자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5년 만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셈이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비슷하게 팜 농장 문제를 지적받는 기업은 LG상사, 대상(001680), 코린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