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정보기술) 업계에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아이폰 생산 차질로 타격을 입은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타격으로 1분기 실적 부진을 미리 고백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2위 기업이다.

MS는 26일(현지 시각) 공식 발표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내 PC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1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MS는 지난달 윈도OS·서피스 노트북 등을 포함한 개인용 컴퓨팅 사업의 올 1분기 매출을 107억5000만~111억5000만달러(약 13조5700억원)로 전망했지만, 한 달 만에 이를 낮춰 잡았다.

중국은 레노버·델·HP 등의 주력 공장이 있어 세계 PC의 80%를 생산하는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한 달 이상 중국 공장은 가동 중단 상태다. PC 생산량이 줄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MS의 윈도10 매출이 연쇄 타격을 입은 것이다. 또 MS의 노트북인 서피스 생산도 사실상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아이폰 생산 공장이 멈춰 매출에 타격을 입은 애플과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애플과 MS의 실적 하향 조정은 글로벌 IT 산업이 중국발 바이러스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면 중국 내 스마트폰·PC 등 하드웨어 생산이 사실상 멈추고, 이로 인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매출까지 급락하면서 IT 산업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