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승무원,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탑승 비행기 근무
이후 미국 LA 노선에도 투입… 기침 증상에 직접 보건소 찾아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이달 이스라엘과 미국 LA 노선에 투입돼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무원 동선에 노출된 승객들에 대해서는 빠른 자가 격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A씨는 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 KE895편에 투입돼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객기에는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등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이 탑승하고 있었다. A씨는 근무 중 이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하고 있다.

16일 귀국 후 기침 증상을 보이던 A씨는 지난 19과 20일 인천~미국 LA 노선을 오가는 KE017편과 KE012편에 투입돼 근무했다고 한다. 인천공항 출입국 검역 과정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침 증상이 이어지자 A씨는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대한항공과 질병관리본부는 아직까지 A씨가 격리되기 전까지 탑승한 항공편과 동선 등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어 승객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의 동선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서는 현재 질본에서 조사 중"이라며 "질본과 채널을 구축해 조사 후 조치를 취할 것"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일단 A씨와 함께 근무한 다른 승무원 수십명을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또 이날 오후부터 인천국제공항 인근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전면적인 방역 작업에 들어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심 승무원에 대해서는 전원 자가 격리 조치를 할 것"이라며 "기내 방역도 더욱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추후 IOC 운영이 재개될 때까지 객실 승무원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탑승 준비를 하고, 비행 전 운항·객실 승무원 합동 브리핑은 항공기 옆에서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