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기법 가속화, 최대 15분내 100명 진단 가능"
中서 치료제 성과… "백신의 경우 1년 이상 걸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18개월 내에 내놓을 것이라고 공표했지만, 실제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들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진척을 보이는 분야는 코로나 확진 여부 진단을 가속화하는 테스트 기술이다. 당장 완치가 가능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최선은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뿐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한 대책에서 "조기발견, 조기진단 그리고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빠른 시간 내에 확진 여부를 가려낼 경우 환자의 완치 확률이 높아지고 지역사회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서울 금천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제조업체인 코젠바이오텍에서 진단시약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는 초기에 이틀 가량 소요되던 방식에서 1일로, 최근에는 1시간 이내 단축한 기기들이 등장했고 최근 이스라엘의 한 대학교에서는 15분 내에 진단을 끝낼 수 있는 기술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바일란대학(Bar-Ilan University)의 아모스 다니엘리 박사는 최근 광학 입자와 자분(magnetic particles)을 혼합한 방식으로 100명의 환자의 침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15분 내에 판별하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니엘리 박사는 바이러스 유전정보인 RNA 분석을 기존의 광학 기반의 방식보다 더 빠르게 포착해내는 기술을 발견해냈다. 기존의 방식은 타액 등에서 추출한 RNA에 레이저빔을 쏘아 분자진단을 하는 방식인데 다소 효율성이 떨어졌다. 다니엘리 박사는 이 방식에 자분(magnetic particle) 탐상검사를 결합해 진단 시간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과학기술대 연구팀도 40분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기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컴퓨터 데스크탑 본체보다 작은 크기로 병원이나 연구소 뿐 아니라 선별 진료소 등에서 비치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치료제 개발이 하나둘씩 작은 결실을 맺고 있다. NHK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항말라리아제와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한 결과 효과가 현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16일 의료진이 새로 입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항말라리아제의 경우 1가지 약물을 100여명의 환자에게 임상시험한 결과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또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54세 남성 환자 한명은 약물을 투여한 지 1주일 사이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런 임상 결과를 토대로 전국 의료기관에서 이 항말라리아제를 사용할 계획이다.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에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런 치료법으로 11명의 중증 환자 가운데 1명은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고, 다른 10명도 상태가 호전됐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이 치료법은 부작용 리스크를 평가하기엔 이른 단계다. 중국 보건당국은 완치자들에게 혈장 제공을 요청해 확보한 뒤 더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학계의 전망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테라퓨틱스 등이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의 임상시험에 들어갔지만 최근에야 1상에 들어간 상황이며 2상을 진행한다고 해도 최대 8개월이 소요된다. 게다가 아직 백신을 생산할 파트너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앤서니 퍼시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임상시험을 거친 백신 개발 기간에 대해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