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1공장 이어 2공장도 휴업...중국 부품 공장 가동률 60% 수준
현지 직원 복귀율 낮아...교통수단 끊겨 출근 못하는 직원도

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현대자동차의 울산1공장에 이어 2공장도 21일 휴업에 들어간다. 중국 공장 근로자들의 복귀율이 아직까지 현저히 낮아 현지 부품 공장의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벨로코스터와 코나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사흘간 가동을 멈추고, GV80과 팰리세이드를 만드는 울산2공장도 21일 하루 동안 휴업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차량에 들어가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5%는 국내 기업인 유라코퍼레이션과 경신 등이 납품한다. 이들은 전체 물량의 70% 이상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 10일 가동을 멈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 도로에 평소 줄지어 출입하던 부품 납품 차량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라코퍼레이션의 중국 부품 공장 7개는 현재 모두 가동되고 있지만, 가동률은 60% 수준이다. 중국 공장 근로자들의 복귀율이 낮아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량이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지역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운송망도 곳곳에서 막힌 상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인구 이동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이달 2일까지 연장했고, 각 지방 정부들은 근로자들의 출근일을 10일까지 미뤘다. 여기에 외지에서 춘절을 보내고 온 직원은 14일간 자가 격리 이후에 출근할 수 있어 현지 공장 근로자들의 출근율은 낮은 상황이다. 유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고향에 다녀온 직원들은 아직 공장에 복귀하지 못했으며 출근율은 50% 정도"라고 말했다.

경신 중국 공장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에 있는 4개 공장 중 즉묵시(市) 공장은 출근한 근로자가 절반이 채 되지 않아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청도와 안휘, 강소 공장을 포함하면 평균 가동률은 60% 수준이다.

경신 관계자는 "외지 근로자들이 많은데 성(省)을 잇는 교통수단이 모두 끊겨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가 격리자도 많아 근로자 절반 이상이 정상 출근을 못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의 가동이 완전 정상화되는 시점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2주간 격리가 끝난 현지 직원들이 정상 출근하는 이달 말쯤부터 국내 부품 수급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우한 폐렴 확산 정도에 따라 상황은 가변적이다.

경신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가동률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 언제쯤 정상화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확산돼 또 다시 중국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될까봐 걱정"이라며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는 있으나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