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코로나19를 '펜데믹'으로 규정하기 어려워"
"사스나 메르스 같은 다른 코로나보다 덜 치명적"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소 감소 추세지만,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내 감염학 전문가들도 지금 추세보다는 앞으로 올 수 있는 2차 유행에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17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오늘 코로나19 확진자 4만4000여 명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그는 "이 데이터는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연령대, 질병의 심각성, 사망률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 자료는 WHO가 근거에 기초한 조언을 각국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줘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 자료는 또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모든 시나리오는 테이블 위에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도 지난 15일 발표한 대정부 권고안에서 "우리와 교류가 많은 주변 국가에서의 지역사회 유행, 중국의 긴 연휴 이후 인구의 이동, 유행국가 출신 국내 유학생들의 입국과 등교 등으로 인해 잠재적인 2차 유행과 지역사회 유행에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됐다"며 "다음 단계 유행은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무총장은 "그것은 또한 코로나19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포함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확진자의 약 14%가 폐렴과 호흡 곤란 등 중증을 앓고 약 5%가 호흡기 장애나 폐혈성 쇼크 같은 치명적인 증상을 보이며 2% 정도가 사망한다"면서도 "80% 이상의 환자들이 경증 환자이고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본다"며 "왜 그런지 알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배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진짜 문제는 중국 밖에서 지역 사회 전염을 보는지 여부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코로나19의 위험도가 매우 높고, 중국 외 지역에서는 높지만, 그것이 곧 대유행의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코로나19와 관련 중국 내 확진자는 사망자 1772명을 포함해 7만635명이고, 중국 외 지역에서는 25개국에서 사망자 3명, 확진자 69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