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대표 "생존 위기… 해결 시점도 예상 어려워"
주4일 근무 등 유연 근무에 무급휴가 전 직원 대상 확대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 등의 악재가 겹쳐 존폐 위기에 빠진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089590)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12일 사내 메일을 통해 "작년부터 항공 여행수요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수익성 저하 차원을 넘어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며 "비상경영을 넘어선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해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가 12일 사내 메일을 통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작년부터 항공업계가 공급 과잉과 한일관계 이슈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로 항공 여행수요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며 "해결 시점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하고, 직원들은 주4회 근무 등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겠다"고 했다. 또 "제주항공 인사원칙인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이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에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 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한다"며 임직원의 협조를 구했다.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제주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3∼6월 사이에 15일 이상 무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희망자에 한해 해당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하루 4시간), 주당 근로일 단축(2∼4일 근무) 등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LCC 가운데 중국노선 매출 비중이 15%(작년 3분기 기준)로 가장 높은 제주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 본토 노선 12개(동계 운휴 5개 제외)의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작년부터 추진해온 수익성 제고, 항공기 규모 조절, 투자 우선순위 재설정 등을 넘어선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통해 상황을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