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총 감소율 베네수엘라·칠레·홍콩 이어 네번째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온 후 2주일째 코스피지수는 약 6%, 코스닥지수는 약 7%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이 기간에 총 104조원가량 증발했다. 세계 증시 시총도 최근 열흘 새 300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7일과 비교해 5.85% 하락했다. 지수는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3.09% 급락해 2018년 10월 이후 제일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한때 2260선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2120선을 하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67% 빠졌다.

정부의 2차 특별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인 탑승객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515조2990억원에서 1427조470억원으로 88조2520억원 줄었다. 코스닥 시총도 248조5330억원에서 232조4610억원으로 16조720억원 감소했다. 국내 증시에서 2주 동안 시총 104조3240억원이 없어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테마주로 거론된 종목은 일제히 급등했다. 거래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사이버 풍문 등으로 주가가 이상 급등한 종목 16개에 대해 시장 경보 조치를 발동했다. 이들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무려 64.20%에 달했다.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모나리자(012690)는 이 기간 주가가 무려 129.40% 올랐다. 다른 마스크 관련주인 깨끗한나라(004540)도 77.94% 급등했다.

전 세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2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 시총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현재 주요국 증시 시총은 86조6050억달러(약 10경3216조원)로 세계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직전인 지난달 20일(89조1560억달러)보다 2조5510억달러(2.86%) 줄었다. 한국 돈으로 따지면 세계 증시에서 열흘 사이에 시총 3026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조사 대상 86개국 중 한국 시총 감소율은 4번째로 높았다. 그 전부터 경제적 혼란을 겪어온 베네수엘라(-10.72%)와 칠레(-8.38%)를 제외하면 홍콩(-7.53%) 다음으로 높은 감소율이다.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도 시총 감소율이 높았다. 대만은 6.77% 줄었고 태국(-6.72%), 싱가포르(-5.21%), 호주(-4.06%), 일본(-3.02%)도 전 세계 평균치(-2.86%)보다 높았다. 이를 포함해 프랑스(-3.01%)와 독일(-1.93%), 미국(-1.88%), 캐나다(-1.75%) 등 71개국의 증시 시총이 감소했다. 이 기간 조사 대상 86개국 중 시가총액이 증가한 국가는 이집트(2.88%), 덴마크(0.35%), 슬로베니아(0.15%) 등 15곳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