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성장세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에서 예상치 하회
작년 8분기만에 순증으로 돌아섰다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
"일시적인 현상"… 라인-야후재팬 통합으로 개선될 듯

네이버(NAVER(035420))가 또다시 일본 자회사 ‘라인’ 때문에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렸다. 매출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7874억원과 173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액은 증권업계에서 내놨던 전망치인 1조7760억원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망치 2250억원을 하회했다. 예상에서 약 23%(520억원) 벗어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7.9%로 늘었고, 18.7% 감소했다.

네이버는 "플랫폼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매출은 증가했으나, 라인 등 주요 자회사의 마케팅 비용과 투자 확대 등으로 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라인은 지난해 468억엔(약 50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기록했던 순손실 37억1800만엔에서 적자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결제 서비스인 라인 페이 등 전략사업의 개발과 마케팅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적자를 냈다"고 했다.

라인은 오랫동안 네이버 실적의 발목을 붙잡던 요인이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전 분기 대비)를 나타냈는데, 이 가운데 라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본에서 많게는 한 달 동안에만 수천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은 탓이다.

네이버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증가세로 전환했다. 라인의 일회성 비용을 줄이고, 네이버 주요 사업들이 견조한 성장을 하며 8분기 만에 순증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4분기에 또다시 라인 영향으로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라인 고비용 문제는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서 페이 시장을 높고 출혈경쟁을 벌이던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통합에 대한 기본 합의를 이뤘고, 이어 12월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경영통합으로 새로 생기는 합작사는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 측과 Z홀딩스(야후 재팬)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가 지분 전체를 나눠 갖는다. 합작사 아래 Z홀딩스라는 중간 지주사를 두고, Z홀딩스는 라인과 야후재팬, 야후쇼핑 등 실질적인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다.

네이버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한편 네이버의 주요 사업들은 지난해 4분기 고루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 클라우드 사업 등이 포함된 IT플랫폼과 웹툰, V라이브 사업 등이 포함된 콘텐츠서비스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IT플랫폼의 매출은 28.9% 늘어난 1360억원을, 콘텐츠서비스는 118.6% 늘어난 2095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인 검색 서비스, 쇼핑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7465억원)과 광고 부문(1718억원)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4%, 10.5%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앞으로도 국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잘 살려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