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NC)가 지난해 11월 27일 출시한 리니지2M이 두달가까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2위는 전작(前作)인 리니지M으로, 리니지 형제가 모바일 게임 매출 최상위를 점령한 모습이다.

당초 게임업계 일각에선 리니지2M이 리니지M 이용자를 빼앗을 수 있다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 잠식) 우려가 나왔었다. 잠식 우려는 기우에 끝났다. 도리어 리니지2M이 ‘아저씨 게임’이던 리니지 시리즈에 20대 신규 유저를 끌어들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니지 쌍끌이에 NC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을 소개하고 있다.

설 연휴 전인 23일 엔씨소프트(036570)주가는 64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000년 주식시장에 상장된 후 최고가다. NC 주가는 리니지2M이 출시된 직후 48만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이내 상승세를 타 연일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예상보다 높은 리니지2M 매출과, 신작 출시에도 꺾이지 않는 리니지M 매출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리니지2M은 출시 33시간여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4위에 오르고, 107시간만에 1위를 기록했다. 전작인 리니지M이 30개월 가까이 수성하던 1위 자리를 계승한 것이다.

리니지2M 매출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지표를 뒤흔들 정도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총 매출은 월간 3300억원에서 3800억원대를 오갔다. 리니지2M 등장 이후인 12월 매출은 4897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아이지에이웍스 관계자는 "11월 말 리니지2M 출시 여파로 12월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리니지2M이 지난해 4분기 일평균 35억~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추정한다. 이 기간 리니지M 일매출 추정치는 20억원선이다. 리니지M은 후속작 출시 전까지 일평균 20~25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려왔다. 후속작이 나왔지만 매출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친 셈이다. 성종화 이베트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간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전혀 없다"고 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월별 매출 추이. 리니지2M 여파로 2019년 12월 매출이 뛰었음을 알 수 있다.

아이지에이웍스는 리니지2M 출시 직전인 지난해 11월 25일과 출시 직후인 11월 29일 사이 리니지M 일일활성사용자(DAU)가 12만5401명에서 12만1919명으로 2.7% 줄어드는 데 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NC 또한 카니발라이제이션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성구 리니지 총괄 PD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지M은 트래픽, 매출 등에서 견조한 시장을 계속해 유지하고 있어 리니지2M과 카니발리제이션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NC는 리니지2M이 기존 리니지 시리즈 이용자층이 아닌 새 유저층을 창출했다고 본다. 이 PD는 "20대 이용자가 30대 초반 이용자와 함께 주류로, 20대 유저가 많아 개발팀도 놀라고 있다"며 "출시 후 트래픽이 꾸준히 증가중"이라고 했다. 기존 리니지 이용자인 30~40대 외에도 20대 신규 유저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작 출시에도 거침없는 리니지 형제의 질주에 올해 NC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NC가 지난해 매출 1조7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을 거두고 2020년엔 매출 2조47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오는 2월 발표 예정인 4분기 실적에 대해선 기대감이 크지 않다. 리니지2M 실적은 12월 한달만 포함됐고, 신작 출시와 함께 국내 게임 사상 최대 규모인 450억원 상당의 마케팅비를 집행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전 직원에게 지급한 인당 300만원의 특별격려금 등 인건비 지출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