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일가(一家)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주주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한진칼(180640)의 지분을 아직 일부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1%의 지분도 경영권 분쟁의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면 아래 기타 주주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현재 한진칼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한진칼 주주총회 보고서에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한진칼의 지분 3.6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그 이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몇 차례에 걸쳐 한진칼 지분의 일부를 처분했고 일부를 아직 갖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한진칼 지분율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한진칼 지분율이 소수점 단위의 수준이더라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부사장이 ‘남매의 난(亂)’을 일으키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KCGI와 반도건설까지 한진칼 지분 확보 경쟁을 선언하면서 한진가 입장에서는 1%의 지분도 쉽게 내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최근 카카오(035720)가 지난해 대한항공과 사업협력 MOU를 맺고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 사실이 화제가 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갖고 있는데 KCGI(17.29%)와 반도건설(8.28%), 국민연금(4.11%)과 합세하면 36.17%의 지분을 모으게 된다. 6.52%의 지분을 보유한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가족과 특수관계인, 델타항공(10%) 등의 지분을 합치면 32.45%를 갖게 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인연이 있는 KCGI의 움직임을 따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는 강성부 KCGI 대표와 SMIC(서울대 투자연구회) 동기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KCGI는 최근 조 전 부사장,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 등과 회동을 가진 뒤 조 회장을 정면으로 비판해 조 회장의 이사 연임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밑에 가려져있던 주요 주주들이 하나씩 드러나도 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GCI 입장에서는 조 회장이냐 조 전 부사장이냐가 중요한게 아니기 때문에 양쪽과 모두 협상한 뒤 좋은 조건을 내거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KGCI와 친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엔 어느쪽에 붙는 것이 유리할지를 냉정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