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호텔 업계 일으켜" "무에서 유 창조" "위대한 '슈퍼맨'"
정·재계, 스포츠·연예계, '50년 지기' 지인 등 각계 조문 잇따라

마지막 ‘1세대 경영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조문 마지막 날까지 정·재계를 비롯해 스포츠계 등 각계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광모 LG회장(오른쪽)이 21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마친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1일 신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빈소에서는 전날에 이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스 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상주로 조문객을 맞았다.

가장 먼저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과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회 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롯데그룹 출신인 소 회장은 이날 유족들과 함께 종일 빈소를 지켰다.

이어 구광모 LG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조문했다. 허 회장은 "신 명예회장은 유통 업계와 호텔 업계를 일으키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2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들어가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임원진 10여 명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40여 분가량 빈소에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친구 사이다. 그는 조문 후 취재진에 "신동빈 회장을 참 좋아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외에 조현준 효성 회장,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금춘수 한화 대표이사 부회장,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대표, 강덕수 전 STX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사장을 비롯해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김혜경 버버리코리아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이천기 CS증권 대표, 안성은 도이치은행그룹 한국대표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정관계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 40분쯤 빈소를 찾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인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함께 한 1세대 기업가 중 한 분으로 감사드리고 안타까운 마음에 (빈소에) 들렀다"며 "고인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서 나라를 발전시켰듯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 역할을 한 사단법인 선 이사장 자격으로 빈소를 방문했다. 이외에 조준 전 총리, 박재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임덕규 전 국회의원,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안승남 구리시장, 정성배 전 주 나고야 총영사,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하짐 파흐미 주한 이집트 대사,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박찬호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의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후원을 받은 스포츠계 인사들도 잇따라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찬호 전 야구선수, 전 권투 WBA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홍수환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은 각각 신 명예회장과의 추억을 회고하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박씨는 "한국에 들어왔을 때 (신 명예회장과) 만나 여러 얘기를 했고, 항상 직접 배웅도 해주셨다"며 "좋은 인연이었고 많이 배웠다. 명복을 빌면서 추억을 되새겨 보고 감사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치현 롯데건설 상임고문이 회장을 맡은 대한스키협회 선수와 코치진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4~2018년 대한스키협회 20‧21대 회장을 지낸 바 있다. 김효주 골프선수, 배우 김학철씨도 빈소를 찾았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쇼 오쿠노 일본 오쿠노디자인연구소 회장.

쇼 오쿠노 일본 오쿠노디자인연구소 회장도 빈소를 들러 ‘50년 지기’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을 애도했다. 그는 "(신 명예회장은)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슈퍼맨’이었다"며 "위대하면서도 인간적인 친숙함이 있는 분"이라고 회고했다. 오쿠노 회장은 소공동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등 롯데의 국내외 40개 프로젝트의 콘셉트를 디자인한 인물이다. 그는 신 회장과의 50년 간 에피소드를 담은 책을 집필 중이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4시 29분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같은 날 7시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운구차는 신 명예회장 평생의 꿈인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돌고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내려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