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직 5급 공채(행정고시 61회) 재경직 수석이 첫 부처로 공정거래위원회를 선택했다. ‘5급 공채의 꽃’으로 불리는 재경직 수석이 공정위를 택한 것은 처음이라 공정위 내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행시61회 수석 김혜린 사무관.

20일 공정위와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7년 5급 공채(행시 61회) 재경직 수석 합격자 김혜린 사무관(사진)을 포함해 총 8명이 지난 13일 공정위로 발령받아 실무수습 중이다. 인사처는 통상 수습 사무관의 희망부처와 부처별 수요를 비교한 뒤 성적순대로 발령한다. 이들 수습 사무관은 8월까지 실무수습을 마친 뒤 올 9월 정식 인사 발령이 날 예정이다.

행정고시(5급 공무원 공채) 재경직 수석이 공정위를 첫 부처로 선택한 것은 처음이다. 재경직 수석은 통상 예산 등에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기획재정부에 지원해왔다. 기재부가 업무 과중 등의 이유로 인기가 떨어졌다해도 위상은 굳건했다. 최근(57·58회) 재경직 수석이 각각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를 지원한 것을 제외하면 재경직 수석은 대개 기재부를 선택했다.

그런데 김혜린 사무관이 공정위를 택하면서 공정위 내부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수석뿐 아니라 행정고시 61회 재경직 차석도 공정위에 지원해 부서 위신이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내부의 수평적인 문화와 전문성 등이 젊은 사무관들에게 높게 평가된 듯 하다"고 했다.

최상위권 수습 사무관들이 공정위 근무를 희망하는 것은 한국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굵직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처리하는 공정위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한다. 업무 전문성을 쌓아 퇴직 후 재취업이 용이하다는 점도 젊은 사무관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 등 공정경제 정책을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한 몫했다는 반응이다.

공정위는 2018년 퇴직 간부 재취업 비리 혐의로 전현직 간부들이 대거 검찰수사를 받으며 한때 사기가 땅에 떨어 졌었다. 검찰 수사를 받은 2018년에는 사무관급에서 수십명이 타 부처 전출 의사를 밝히기도 헸다.

김 사무관은 현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관련 심결을 보좌하는 경쟁심판담당관실에 배치돼 실무 수습을 받고 있다. 김 사무관은 "앞으로 공정위의 일원으로,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구현에 보탬이 되고자 꾸준히 배우고 노력하겠다"며 "특히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