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코피아·KOPIA)센터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개발도상국에서 농업한류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피아는 개발도상국의 농업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현지 농업인의 소득 증진을 위해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 보급하는 사업이다.

조경래 코피아(KOPIA) 가나센터 소장이 현지 농민을 대상으로 채소 모종 접목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코피아 사업은 2009년 8월 베트남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아시아(8개국)·아프리카(7개국)·중남미(5개국) 등 총 20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농진청은 "개발도상국에서 농업기술 농가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시범 마을을 조성하는데 농작물과 가축 생산성이 이전보다 평균 30∼4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1977년 자포니카 품종의 일반 벼를 통일벼로 교체해 수확량이 1971년부터 1976까지 5년 평균 수확량보다 34% 증가했고, 이를 통해 쌀 자급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피아 센터의 공헌도를 가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아프리카 케냐 사업의 경우 현지 양계농가의 병아리 생존율이 79% 향상됐으며, 사료비를 23% 줄여 농가 소득은 9.2배나 늘었다. 동남아시아 필리핀에서는 벼 우량 종자를 생산, 보급해 수확량이 18%, 현지 농부들의 소득은 1.3배 증가했다. 남아메리카 파라과이에서는 참깨 새 품종을 개발해 시험, 보급했는데 수확량은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재배에 참여한 농가 소득은 기존 품종을 재배했을 때보다 1.7배 많아졌다.

코피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협력 대상국의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한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피아 사업을 총괄하는 농진청은 "지난 10년간 협력 대상국에서 1182명의 연구원이 본청을 방문해 농업기술 교육을 받았으며, 한국에서 협력대상국에 파견된 785명의 전문가들은 7만 9115명의 현지 공무원·연구원·농업인 등의 농업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코피아센터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2017년 이후에만 13개 나라가 한국 정부에 KOPIA 센터 설치를 요청했다. 농진청은 올해는 중점 협력국인 파키스탄과 키르기즈공화국에 센터를 신규 설치할 예정이다. 또 현지 맞춤형 농업 기술 보급을 위한 시범마을 사업도 기존 5개국에서 7개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지원 농진청 기술협력국 국장은 "지난 10년간의 해외농업기술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코피아 사업이 한국의 대표 농업기술지원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개발도상국의 기아·빈곤 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21일 전북 전주 본청 국제회의장에서 ‘2020년 KOPIA 연찬회’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세계 20개국에 설치된 KOPIA 센터 소장이 참석해 협력 국가의 농업정책과 연계한 KOPIA 성과 확산과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농진청은 또 국가별 발표와 함께 우수 센터 시상식을 진행한다. 우수 센터에는 베트남 센터, 우간다 센터, 에콰도르 센터가 선정됐다.

베트남 센터는 땅콩 우량종자 생산·보급체계 구축 시범마을 조성 사업으로 농가 소득을 증대하는 성과를 냈다. 우간다 센터는 오렌지 병해 관리 기술 및 물 관리 기술을 개발, 보급해 오렌지 농가의 수익 증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에콰도르 센터는 무병 씨감자를 생산, 보급해 감자 생산성 증가에 이바지한 점을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