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기존보다 쉽고 편리하게 제거할 수 있는 촉매를 발명했다. 이 촉매는 형광등 빛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다 이산화탄소 변환으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일반 촉매보다 200배, 기존 최고 변환 수준의 촉매보다 15배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인 블루 이산화티타늄(7BT) 와 텅스텐(WO3, W1), 은(A1)의 각 조합으로 얻는 촉매 부산물 결과표. 가장 오른쪽이 이번에 개발한 촉매로, 메탄이나 수소같은 다른 부산물 없이 100% CO를 생산한다.

이효영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부연구단장은 가시광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산화탄소는 공장의 굴뚝 등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지만 이를 분해하면 메탄, 일산화탄소 등 연료로 쓸 수 있는 화합물을 다시 만들 수 있다. 때문에 화학 회사들은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생산비용을 회수하는 이산화탄소 제거제를 개발하는 중이다.

이 분해 반응에 필요한 것은 물과 촉매다. 특히 촉매의 이산화탄소 변환 효율이 높을수록 유용한 화합물의 양이 증가한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아타나제-루타일 이산화티타늄’ 촉매는 자외선을 흡수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메탄, 일산화탄소, 다량의 산소로 바꾼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이산화티타늄 촉매보다 200배 변환 효율이 높으면서 순수하게 일산화탄소만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구나 자외선 대신 가시광선으로 반응이 일어나 실내에서도 형광등만 있으면 변환을 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가시광선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블루 이산화티타늄 촉매에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불균일 구조를 생성시켰다. 구조가 불균일하면 전하 수가 늘어나 반응이 커지고 광효율이 증가하는 원리다.

일산화탄소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은과 텅스텐산화물도 합쳐 촉매를 만들었다. 블루 이산화티타늄에 텅스텐과 은을 모두 넣은 조합이다. 이 하이브리드 촉매는 흡수된 빛 중 34.8%를 변환 과정에 활용하는데 기존 촉매보다 3배 효율이 높았다. 또 메탄없이 일산화탄소만 100% 생산 가능했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블루이산화티타늄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가시광촉매를 개발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미세먼지와 병원 내 병원균 등을 제거하는 데에도 역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화학·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머터리얼스 투데이(Materials Today, IF 24.372)' 1월 3일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