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1·2기 위원장을 지낸 장병규(47·사진)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모교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 100억원을 기부한다. 카이스트 동문이 기부한 역대 최대 금액이다.

19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장 의장은 지난 18일 열린 총동문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발전기금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장 의장은 이 자리에서 "(1990년대 말) 아무도 창업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속에서도 카이스트 은사님이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제게 창업을 격려해주셔서 오늘의 제가 있게 됐다"며 "저의 기부가 동문 발전기금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장 의장은 현금 기부를 약정했다"며 "구체적인 기부 방식 등은 다음에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장은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받았고, 1999년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게임회사인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하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를 제작한 블루홀(크래프톤의 전신)을 설립했다.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에서 47위(1조500억원 추산)에 올랐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동문 출신 가운데 100억원 이상 발전기금을 약정하거나 기부한 사람은 장 의장이 처음이다. 카이스트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억원을 기부한 것이 최고액이었다. 일반인 중에는 고인(故人)이 된 류근철 전 모스크바 국립공대 교수가 지난 2008년 578억원, 정문술 미래산업 고문이 지난 2001년과 2014년 515억원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이스트 발전기금 기부액은 3338억원으로 동문 출신이 낸 비중은 전체의 약 3% 수준이다. 기업이 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반인 기부가 38%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