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포장김치 생산량 2만5000톤 국내 최대 규모
배추·고춧가루 등 모든 재료 100% 국산
김치 유산균 넣어 발효 속도 조절, 청량감 높여

지난 15일 대상(001680)강원도 횡성 김치 생산공장. 1월 중순은 일반 가정집 김장이 끝난 시기로, 김치공장 가동률이 낮을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현재 이 공장은 하루 40톤(t)의 포장김치 ‘종가집’을 만들고 있다. 공장 가동률 141.7%, 연간 포장김치 생산량은 2만5000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김치 공장은 1년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김장을 하는 가정이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종가집 김치를 먹어 본 소비자가 맛과 합리적인 가격에 다시 종가집 김치를 사먹기 때문이다. 대상은 국내 포장김치 시장 46.3%를 점유한 1위 업체로, 지난 1987년 종가집 김치 출시 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대상 강원도 횡성 김치 생산공장에서 현장 직원들이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치 생산동에 들어서자 배추에 넣을 양념을 만드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현장 직원들이 손질 된 고춧가루·마늘·무·대파·양파·생강·액젓 등을 각각 정해진 비율에 맞춰 무게를 재면서 책상만한 크기의 재료 통에 넣고 있었다. 김치 양념 배합 비율은 대상이 33년간 쌓은 노하우다. 대상 종가집 김치연구소에서 시원하고 아삭한 김치 맛을 낼 수 있는 최적의 비율을 찾아내 횡성 공장에 제공한다.

정필호 대상 횡성공장 생산본부 식품BU 팀장은 "일반 가정집이 저마다 김치 양념 비밀을 갖고 있듯 우리도 시원하고 아삭한 대상만의 김치 맛을 낼 수 있는 양념 비결이 있다"면서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모든 김치가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념 재료 통은 혼합기로 옮겨져 골고루 섞인다. 이 과정에서 종가집 김치연구소가 개발한 김치 유산균이 들어간다. 김치 발효 속도를 조절하고 청량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김치 유산균은 종가집 김치 맛의 또 다른 비결이다. 김치를 서서히 익게 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을 일반 김치에 비해 약 2배 늘려 준다. 일반 김치는 냉장고에 14일 이상 넣어두면 신맛이 나기 시작한다.

배추에 속을 넣는 공정은 다른 김치 공장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생산동 내 6개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갔고, 각 라인에 15~20명의 직원이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있었다. 이 때 배추대 양념 비율은 70대 30. 포장김치 제품 하나 기준 무게가 100이면 배추가 70, 양념이 30이 되도록 버무리는 것이다.

배추 속을 채우는 공정은 전적으로 현장 직원들의 감(感)에 의존한다. 대량으로 김치를 생산하지만 손맛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상은 신입 직원이 처음부터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작업을 할 수 없게 한다. 교육 기간을 거친 후 현장에서 어느 정도 일하면서 감각을 쌓은 후 배치한다. 정필호 팀장은 "대부분 배추 속 넣기 작업을 하는 현장 직원은 2~3년 이상 일한 베테랑"이라고 했다.

고춧가루·마늘·무·대파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김치 양념이 혼합기로 골고루 섞이고 있다.

배추·고춧가루·마늘 등 김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하는 것도 횡성공장의 강점이다. 중국산 저가(低價) 김치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대상은 1988년 종가집 김치 출시 이후 모든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한다. 이는 현재까지 지키고 있는 종가집의 원칙이다. 가장 중요한 배추는 기후 등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국내 생산지를 다양화했다. 겨울에는 전남과 해남, 봄·가을에는 경북과 문경, 여름에는 강원도 배추를 사용한다. 대상 직원이 직접 원산지를 찾아가 배추가 신선한지, 속이 꽉 차 있는지, 벌레는 없는지 등 일일이 검수하는 것은 물론이다. 겨울인 현재는 해남 배추를 사용한다. 고춧가루는 대상 경남 거창 공장에서 직접 빻아 만들어 사용한다. 중국산 고추가 섞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