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267980)은 2018년 말 성인 고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저출산으로 국내 분유 시장이 매년 10%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현재 매일유업의 핵심 경영 전략은 사업 다각화다. 인구구조 변화로 분유·우유 등 기존 주력 사업만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국내 식품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음식물을 씹는 게 불편한 노년층과 환자를 타깃으로 한 ‘케어푸드’ 시장 형성이다.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식품업체가 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고령인구는 지난해 768만명에서 2025년 1051만명, 2030년 1298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소불고기, 가자미구이 무스 등 신세계푸드의 케어푸드 제품을 활용한 상차림.

신세계푸드(031440)는 지난 7일 소불고기 무스, 애호박볶음 무스 등 케어푸드 제품을 출시했다. 삼키는 게 편하고 혀로 가볍게 으깨 섭취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그린푸드(453340)는 2017년 씹기 쉬운 고기 등 연화식(軟化食)을 선보였고 현재 이 분야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5년 80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올해 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유업계는 ‘변하지 않으면 회사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아·청소년을 주 고객으로 하는 분유·우유 사업만을 했다가는 급격히 진행 중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로 국내 인구 감소 폭은 2030년 3만명, 2040년 22만명, 2050년 43만명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을 중장년층으로 확대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유업은 2018년 말 성인 고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셀렉스’를 출시했고, 남양유업(003920)은 지난해 성인 우유 등 중장년 전용 식품 브랜드 ‘하루근력’을 선보였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앞으로 1년이 아닌, 그 이후 전개될 시장 상황을 대비하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성인을 타깃으로 한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上海)의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농심 신라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 감소에 업체 간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국내가 아닌 해외에 지속성장의 답을 찾는 것이다.

농심(004370)은 최근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현지 생산 공장(라면·제과 등)을 두고 있는데, 최근 LA 인근에 있는 기존 라면 공장의 3배 규모(15만4000㎡)에 달하는 제2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농심 관계자는 "주 고객인 젊은 층 인구가 줄고 다양한 먹거리가 빠르게 출시되는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미국, 중국 시장 사업을 강화하면서 회사 성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리온(271560)은 현재 인도에 1만7000㎡ 규모의 제과 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베트남·러시아 등에 진출한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의 64%를 해외에서 올렸다. 추후 인도 제과 시장과 중국 생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