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

지난해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주요 업체 중 현대·기아차만 큰 폭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SUV 신차 판매 효과로 분석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는 총 1708만대로, 2018년 대비 1.1% 감소했다. 경기 둔화 여파로 GM·포드·도요타 등 주요 업체들의 판매가 일제히 감소했다. 상위 업체 7곳 중 현대기아차와 혼다만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12일 "지난해 현대기아차그룹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132만5345대로, 전년 대비 4.6% 늘어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전년 대비 4.7% 성장한 71만여대를, 기아차가 4.4% 늘어난 61만5000여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판매가 늘어난 건 2016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합산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8년 7.3%에서 지난해 7.7%로 높아졌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싼타페, 기아차가 텔루라이드·쏘울 등 SUV 판매를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각) 기자 간담회에서 "SUV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쉐보레·도요타 등의 고객이 현대차로 넘어오고 있다"며 "올해 판매 목표는 작년보다 2.5% 더 늘어난 72만8000대"라고 말했다. 올해도 미국 내 SUV 인기가 지속할 전망인 만큼 현대차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무뇨스 본부장은 "특히 팰리세이드는 렌터카 판매가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신차 판매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 신차를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가 예정된 신형 투싼, 신형 아반떼를 미국에도 즉시 투입하고, 내년 하반기엔 현대차의 첫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도 내놓는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올여름 GV80을 미국에 출시하고, G70·G80의 신형 모델도 국내 출시 후 곧바로 미국에 투입한다. 무뇨스 본부장은 "2025년 미국 시장에서 한 해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