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삼성전자 같은 국내 기업과 인공지능(AI) 공동 개발을 위해 초(超) 협력을 추진할 겁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 시각) CES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어제(7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만나 AI 개발을 위해 기업을 뛰어넘는 협력을 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삼성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른 국내 기업과도 공동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끼리 AI 기술 공동 개발을 하는 것처럼 국내 IT(정보기술) 기업과 연합해 AI 분야에서 해외 업체와 대항해야 한다"며 "힘을 합치지 못하면 나중에 (미국 기업이 개발한) AI의 사용자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 구상은 국내 기업끼리 AI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고, 수익 사업은 기업별로 추진해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를 삼성전자 냉장고에 넣는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각 회사가 자존심을 챙기지 않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기준으로 협력하자는 게 초협력"이라고 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사명(社名)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도 처음 언급했다. SK텔레콤이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업 등 비(非) 무선 사업 비율을 크게 확대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통신회사가 아닌 'ICT(정보통신기술) 복합기업'으로 기업 브랜드를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사업 매출 비율은 60%대인데 3~4년 후에는 5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라 회사 브랜드를 새로 바꿀 시작점에 왔다고 본다"고 했다. 박 사장은 '하이퍼커넥터(초연결 기업)'처럼 종합 ICT 기업의 의미를 담는 이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사장은 또 "회사가 성장하면서 구성원과 주주가 성과를 같이 가져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올해 말부터 SK브로드밴드, ADT 캡스, 11번가 등 SK텔레콤 자회사 5곳의 IPO(기업공개)를 진행해 내부적으로 큰 구조적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