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LED가 스스로 발광, 밝기·명암에서 탁월
기술적 구현 어려워 가격대 높은 게 한계
서울반도체 "1개 픽셀로 42인치 TV도 구현 기술 양산 시작"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 소니 전시관 한켠에는 ‘미니 영화관’이 마련돼 있다. 66㎡(약 20평)남짓 되는 공간에 30석쯤이 있고, 소니의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TV인 ‘크리스탈LED TV’가 넷플릭스 콘텐츠를 상영 중이었다. 관람객 일부는 좌석 뒤에 서서 영상을 바라보거나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소니와 함께 일찌감치 마이크로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아 왔던 삼성전자도 이틀 전인 5일 CES 2020 개막에 앞서 ‘삼성 퍼스트룩 2020’ 행사를 열고 75인치부터 292인치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더 월’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그러면서 "가정용 마이크로LED 스크린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퍼스트룩 2020’ 행사에서 마이크로LED TV ‘더월’을 소개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잇따라 마이크로LED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크로 LED는 통상적으로 칩 크기가 5~10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소형 LED를 말한다. LED 칩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밝기, 명암비가 강점이다. 기존 LED로 구현할 수 없는 플렉서블(화면을 구부릴 수 있는) 디자인도 가능하다.

다만 기술적으로 LED칩 크기를 100㎛ 이하 크기에서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어렵고, 칩 크기가 작아질수록 디스플레이 패널에 옮기는 과정이 복잡해 아직 가격대가 높다. 크기가 작을 수록 옮기는 과정은 난도가 높아진다.

LED 소자 기업인 서울반도체는 CES 2020에 부스를 차리고 "42~220인치 TV(4K 기준)를 1개 픽셀로 구현할 수 있는 마이크로LED 기술에 대해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마이크로LED는 전력 소모를 기존 패널 대비 30%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응답속도가 1000배 가량 빠르기 때문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같은 콘텐츠를 즐길 때 활용하기 좋다"면서 "여러 기술적 난제가 해결되고 있는 만큼 가격도 수년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스마트워치를 만들수 있는 32인치 이하 제품을 1개 픽셀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을 마친 상태다.

중국 TCL은 CES 2020에서 미니 LED 기술 ‘바이드리안’을 공개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이크로LED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라 할 수 있는 미니LED를 선보이는 회사들도 잇따랐다. 중국 TCL은 CES 2020에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미니LED 기술 ‘바이드리안(Vidrian)’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바이드리안을 TCL의 대형 8K LCD(액정표시장치)TV에 적용하면 어두운 환경에서든 햇빛이 비치는 공간에서든 압도적 몰입감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TCL은 관련 혁신을 지속할 것이고 이 기술이 최대한 많은 제품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OLED를 주력제품으로 만들고 있는 LG전자도 올해 전시관에 처음으로 8K(초고화질) 80인치 미니LED TV 제품을 전시했다. LG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로LED의 장점이 분명히 있고 LG도 개발 중"이라면서 "다만 100인치 이하 가정용에서는 (가격 등)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100~150인치대 상업용 시장을 타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IT전문매체 씨넷은 "마이크로LED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장점을, OLED의 단점(번인·열화) 없이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디스플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