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가 늘어선 도시의 강변. 하늘엔 소형 항공기가 날아다니고 땅에는 네모난 캡슐 모양의 무인(無人) 자율주행 셔틀이 돌아다닌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셔틀 내부는 카페·식당·호텔·병원·약국·꽃집 등으로 다 다르다.

6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CES)를 하루 앞두고 미디어 공개 행사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이곳에서 현대차가 향후 10년 이내에 구현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미래 도시 개념도를 공개했다. 대중교통 시스템부터 시민들의 생활 방식까지 완전히 바꿔놓을 미래 도시 계획을 완성차 업체가 마련해 구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CES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제시한 미래 도시 비전. ①하늘에는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체가 날고, ②땅에는 호텔·병원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자율주행차가 다닌다. ③이 모든 이동수단은 도시 곳곳의 정류장(허브)으로 모여 도시 인프라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이동수단 혁신을 바탕으로 도시의 형태까지 바꾸겠다는 큰 그림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일본 최대 자동차회사 도요타도 "후지산 아래에 175에이커(약 70만8200㎡) 실험용 미래 도시를 2021년 건립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래 도시의 모습을 공개했다. '워븐 시티(woven city)'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요리 로봇, 자율주행 셔틀, 홀로그램 애완견 등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곳곳에 녹아 있는 첨단 신도시의 모형이다.

한·일 최대 자동차회사가 도시를 통째로 변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제조·서비스 등 민간 부문의 혁신과는 달리, 인프라 중심인 도시 개발·혁신은 원래 국가의 몫이었다. 하지만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이제 도시 혁신도 기술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