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은 디지털 아바타…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가상 인물 창조 가능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공개할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네온(NEON)'에 관한 정보가 하나씩 공개되고 있다. 전시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관련 정보를 조금씩 제공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네온은 삼성전자(005930)의 미국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 산하 연구소 ‘스타랩(STAR Labs·Samsung Technology & Advanced Research Labs)’이 개발했다. 삼성전자 최연소 임원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포함된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 네온 CEO가 2019년 9월부터 프로젝트를 총괄, 4개월 만에 결과물을 공개하게 됐다.

6일 미스트리 CEO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CES에서 네온에 활용된 소프트웨어인 '코어 R3(CORE R3)’ 데모(시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즐겨 입던 청바지와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가상의 인물도 공개했다. 코어 R3는 ‘현실(reality), 실시간(realtime), 반응하는(responsive)’을 뜻하는 각단어에서 앞글자 R을 따와 만든 이름이다.

네온 CEO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이미지. '코어 R3’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티브 잡스 의상을 입은 가상의 캐릭터를 창조했다.

네온은 미국에서 관련 특허를 신청하며 코어 R3를 영화, TV, 인터넷 플랫폼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 인물 캐릭터를 창작, 편집, 조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미스트리 CEO 역시 "코어 R3를 이용하면 새로운 표현과 동작, 대화(심지어 힌디어까지)를 자동으로 창조할 수 있다"며 "이는 취합된 오리지널 데이터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와 설명을 종합해볼 때 네온은 일종의 가상 인물 캐릭터, 디지털 아바타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어 R3를 통해 가상 캐릭터,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고 이를 영화나 게임,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온 측은 앞서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네온이 ‘인공 인간(Artificial Human)’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AI 기술을 사용하지만, 기술 자체보다 결과물인 가상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인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 디지털 아바타를 창조, 실제 데이터엔 없는 행동이나 표정,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딥페이크(AI를 통해 남의 얼굴을 합성) 영상에서 딥러닝 기술을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동작과 표정을 창조해 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화제가 된 ‘유출된 네온 소개 영상(Leaked Trailer)’에 등장하는 '인공 인간' 캐릭터는 8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실제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의 영상과 음성을 토대로 제작됐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만들어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기존 AI 플랫폼인 빅스비와 네온을 별도로 전개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 등에 탑재되는 빅스비는 AI 비서, 플랫폼 역할을 하고 네온은 코어 R3를 중심으로 한 가상 콘텐츠 개발 도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온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빅스비와 별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