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통신업계가 4차 산업혁명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우선 5G(5세대) 이동통신을 통해 자율주행 시대 초석이 마련된다. 자율주행차는 CCTV, 신호등, 도로 위의 다른 차량 등과 함께 통신망에 연결돼 상호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고신뢰도·초저지연의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통신업계의 유료방송 인수도 마무리되며 통⋅방융합 서비스도 본격화한다.

◇LTE보다 20배 빠른 28㎓ 5G로 자율주행시대 준비

3일 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통신 3사가 5G 28㎓(기가헤르츠) 망 기지국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의 5G 네트워크는 3.5㎓ 대역으로 LTE(4G) 대비 4~5배 빠른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상용화될 예정인 28㎓ 대역은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로, 스마트팩토리와 원격의료 등 B2B(기업간거래) 영역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그래픽=김란희

특히 5G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자율주행 기반의 스마트 교통 시스템이다. 통신 3사는 정부, 전자 및 자동차 업계와 함께 다양한 실증 사업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DMC, 안양시 등에 5G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구축한 바 있다. KT는 세종시의 ‘시민친화형 도심공원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사업에 참여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정부는 5G 전국망이 완벽하게 깔리고 6G가 보급되는 2030년 쯤에는 레벨4(완전자율주행) 이상 자율주행차가 신차 판매의 20~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네트워크가 조금이라도 장애가 생기면 센서에 오류가 생겨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완벽한 5G 네트워크 망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5G는 주파수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거리가 짧아 4G 보다 많은 기지국을 구축해야한다.

5G 기반의 자율주행차 기능

그러나 통신업계에서는 망 투자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 등을 통해 새로 구축되는 5G 기지국에 대한 등록면허세 부담을 줄여 5G 투자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5G 망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1%였던 세액공제율이, 올해 2%로 증가한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공제율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2+1%)으로 유지되지만, 세액공제 대상에 공사비가 새롭게 포함된다. 신설되는 5G 기지국에 대한 등록면허세 완화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올해 기지국 구축 등 5G 확산을 위해 지난해보다 약 50% 증가한 8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유료방송 덩치 키운 통신업계…新 서비스 경쟁 본격화

올해 통신업계 주도로 유료방송업계가 재편되며 통신과 방송의 융합 속도 또한 빨라진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는 LG유플러스로 인수되며 작년 12월 LG헬로비전으로 재출범했다. LG유플러스는 825만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임직원 가족들 앞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또 올해 초 이동전화와 LG헬로비전 인터넷 결합상품을 선보인다. 스마트TV, PC 등 가전 렌탈 상품과 홈IoT 등 방송통신 상품을 결합한 융합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통⋅방융합 시너지를 위해 LG헬로비전은 향후 몇년 내 조직이 LG유플러스로 완전히 흡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국내 케이블TV 2위 업체인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도 이달 중으로 방통위 승인을 거쳐 오는 4월 출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 800만명 이상의 이 합병법인을 ‘종합 미디어 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유료방송 업계 1위인 KT 또한 올해 국회에서 합산규제 논의가 마무리되는대로 케이블TV 3위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방융합을 통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의 기술도 함께 접목되며 2020년에는 새로운 개념의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들이 서비스될 것"으로 내다봤다.